학교측 초동대응 빛났다
교내 방송으로 알리고 비상벨 눌러…단 한명의 학생도 피해없이 신속 대피
2019-01-03 천안/ 오재연기자
▲3일 오전 발생한 불로 앙상하게 골조만 남은 충남 천안의 차암초등학교 증축건물 |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 증축공사장에서 3일 오전 불이나 수업 중인 어린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학교당국자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 32분께. 당시 차암초등학교 유치원생을 비롯해 42학급 850여명의 학생이 1교시 수업 중이었다.
교무실에서 근무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화재 발생을 직감은 김은숙(57) 교감은 신속하게 각 교실과 연결된 방송용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유용관 행정실장 등 5명의 행정실 직원들은 소화 비상벨을 누르고 5층까지 뛰어 올라가 각 교실을 돌면서 불이 난 사실을 제차 알리고 학생들의 교실 밖 피신을 유도했다. 학생들은 평소 모의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따라 교실을 나와 후문을 거쳐 차분하게 인근 효성해링턴플레이스아파트 지하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와 도서관 등으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대피과정에서 학생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혀 다치는 사고도 단 한 건 발생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생은 불이 난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와 연기나 불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학년 정모 군은 "'불이야'란 말을 듣고 급우들과 재빨리 교실을 빠져나와 화재 발생 현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불난 곳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업을 받던 지체장애우 건우 군도 사회복무요원 김민성씨(30)가 4층에서 안고 계단으로 내려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