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두렁 태우다 큰 불로…영농철 화재주의보
지난 3년간 화재 1338건
사망 16명·부상자 48명
“먼저 대피후 119신고해야”
지난 6일 낮 12시께 충북 증평군 증평읍 남하리의 한 밭에서 들불이 났다. 이 밭에서 일하던 A씨(58)가 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이 번진 것이다. A씨는 농기계로 불을 끄려고 시도하다가 얼굴과 손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지난 1일 오후 2시 47분께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한 임야에서도 불이 났다. 잡초 등을 태우려다가 들불로 번진 것인데 진화하려던 B씨(80)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9분께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밭에서 C씨(87)가 잡풀을 태우다가 들불로 번졌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8분 만에 꺼졌지만, 불을 피하지 못한 C씨가 숨졌다. 홍성소방서 관계자는 “갑자기 불이 번진 상태에서 고령인 C씨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서도 밭두렁을 태우다가 들불이 커지면서 농민 D씨(82)가 숨졌다. 관할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들불이 난 현장에서 삽이 발견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D씨가 삽으로 불을 끄려다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논·밭두렁 소각은 봄철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발생한 산불 16건 중 37.5%(6건)가 밭두렁·쓰레기 소각 부주의로 발생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 들불이 나면 자칫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불이 나면 혼자서 끄려고 하지 말고 먼저 대피한 다음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