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40석 발언’에…野 “오만” 맹공

한국당 “의원수 1천명 한다는 소리냐” 평화당 “유신정우회 연상”

2019-04-18     이신우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내년 총선 240석 목표' 발언을 두고 야당은 18일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에서 ‘240석'을 내년 총선 목표로 제시하고 “125명 원외 위원장들이 다 당선되면 우리는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장 “‘자뻑'(자기도취)도 이런 ‘자뻑'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 대표가 나서서 내년 총선에서 260석을 자신하다니, 현재 300명 의원정수에서 260석이라고 했을리는 없다"며 “이는 곧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원정수를 1천명으로 늘리겠다는 것과 같은 소리인데, 이를 국민들께서 용납하시겠느냐"고 비꼬았다.


 민 대변인은 “민주당은 지난 2월부터 전국을 돌며 각 시도로부터 지역 개발 사업에 들어갈 예산을 제출받았다"며 “국민들은 ‘억'하는 소리가 나는 사업 집행 비용에 ‘헉'하고 놀랄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민생을 걱정하는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고 입만 열면 오로지 총선 얘기를 하면서 비례대표 포함 260석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 산하 공천혁신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선동 의원은 “200석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안 하고 일당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국민들이 내년 총선에서 권력독점 세력의 ‘정치 독과점'을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내년 총선 260석'을 호언장담한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절대 안 하겠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이라며 “현재 여야 4당이 합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260석을 차지하려면 민주당 지지율이 90%는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발언"이라며 “헌정사상 최악의 국회로 기록되고 있는 1973년 9대 총선 때 유신정우회가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해찬 대표 말대로 비례까지 해서 260석을 줄 리도 없거니와 이런 식으로 원외 위원장들 사기진작을 하려 했다니 더 놀랍다"며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아무리 자당 원외 지역위원장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자리라고 해도 타당과 협의를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공석에서 할 말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민주주의는 팀플(팀플레이의 약자)이다. 다른 생각과 이념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모자이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다른 가치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집권여당의 풍모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서도 당 대표로서 격려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지역위원장들이 힘을 내라고 한 얘기인데 썩 잘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이 대표의 과장된 표현이 국민정서상 겸손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오만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당의 모습으로 비칠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전날 입장 공지글을 통해 “우리 당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모두 분발해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는 독려 차원에서 이뤄진 덕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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