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열전 37] “후임에 기술 전수” 말년병장의 용단
전포·조종·사격지휘 동시전역 임무수행 제한 등 고민에 결정
2020-06-10 포항/ 박희경기자
[전국은 지금 - 인물열전 37]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하며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해병들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자발적 전역연기를 선택한 장병들은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에 근무하는 이경원(21·해병1239기), 권기영(21·해병1240기), 이위성(21·해병1240기) 병장 등이다.
이 해병대원들은 1998년생 동갑으로 평소 모범적인 군 생활로 지휘관과 후임해병대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왔다.
지난달 이들은 이달로 다가온 전역 후 또 다른 출발과 미래에 대해 얘기하다가 이러한 인연을 맺어 준 해병대와 부대에 대한 마지막 기여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특히 최근 해병대 K-9A1 자주포의 전력화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영외에서의 실전적인 훈련이 원활하지 못해 후임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전수하지 못한 걱정이 앞섰다.
한 중대에서 전포병·조종병·사격지휘병이 동시에 전역까지 하게 되면 부대임무 수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고민을 함께한 것이다.
물론 이들도 처음에는 국가적 행사지원 및 대규모 훈련, 코로나19 대응 등의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부대 임무수행을 위해 전역을 연기한다는 것에 오해를 받을 것 같아 망설였었다.
하지만 오히려 조직을 위한 걱정과 이에 대한 행동으로의 실천만이 해병대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함께 나눴고 국가와 해병대에 대한 마지막 소명을 다하자고 결의했다.
이후 세 장병은 각자 부모님께 이러한 각오를 설명하고 전역연기를 신청하면서 부대는 전역연기 심사위원회를 열어부대 전투력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건전한 행동의 귀감이 될 것으로 판단, 전역연기를 결정했다.
[전국매일신문] 포항/ 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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