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저렴한 분양가 이점 하지만 사업추진 난항 땐 어쩌나?

광진구 자양동 690번지 일원 지주연, 구청에 지주택 반대 내용증명

2021-03-11     서정익기자
지주공동재개발사업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효성맨숀에 게첨된 현수막

일반 아파트보다 20% 정도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 눈길을 끄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이하 지주택).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주택은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하고, 무주택자 또는 일정 면적(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주택 소유자라는 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또 청약통장이나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다는 편리함 때문에 지주택 사업이 성행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주택은 여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95% 이상의 소유권이 확보돼야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시공사와의 계약과 착공이 이뤄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입주까지 마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지주택의 큰 문제점이다.

분담금을 미리 내는 조합원은 투자자와 마찬가지 입장이다. 그러나 중요한 절차인 토지 매입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발생해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

광진구 자양동 690번지 일원 지주택 사업의 경우 이 지역 지주연합회(이하 지주연)를 구성한 주민들이 최근 ‘자양동 690번지 일원, 지주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변경 추진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구청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지주연은 지주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사업추진을 목적으로 한강자양지역주택조합사업 반대 입장을 구청에 전달했다. 해당 지주들이 사업의 중요 절차인 토지 매도를 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1월 30일 건대입구역 인근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한강자양지역주택조합 임시총회 현장에서 ‘효성빌라 한강맨션 소유자 연합회’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지주 A 씨는 ‘우리 연합회 소유 10%’, ‘조합은 95% 소유권확보 절대 불가’, ‘한강자양 지역주택사업 절대불가’라는 문구를 피켓 형태로 적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A 씨는 “우리 연합회는 10%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강 지주택 사업을 반대하고 있으므로 조합이 95% 소유권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한강 자양 지주택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 씨의 주장대로라면 한강 자양 지주택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

이처럼 지주들이 토지를 매도하지 않겠다는 상황이 지속 된다면 한강 자양 지주택 사업추진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한편 같은 날(1월 30일) 총회 현장에는 조합원 제명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이들은 “조합원 제명은 총회 의결사항이며, 아직 총회 의결이 없었음에도 오늘 임시총회 참석 자격을 상실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또 “조합 탈퇴를 하면 그동안 납부한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제명만 시켜놓고 비용은 돌려주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총회 분위기가 자칫 주최 측과 시위를 하는 주민들 간 몸싸움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고,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나와 있는 경찰관들 모습도 보였다.

당시 총회 주최 측의 관계자는 “조합원제명에 대한 총회 의결은 오늘 진행될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사업 진행도 중요하고, 현 조합원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예전 조합원들의 비용은 새로 조합원을 모집해서 돌려줄 것” 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서정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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