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미안해, 사랑해서 미안해
소년 한영민
2021-08-13 전국매일신문
미안해
하염없이 나를 쳐다보는
당신의 눈을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해
엄마의 손길같은 토닥해주는
당신의 손길을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해
여기저기 널부러진 옷을 가지른히 하는
당신의 섬섬옥수를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해
숨막히 듯 꼭 껴안아 전해오는
당신의 심장소리를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해
온갖 시름 안은 듯
거친 숨소리를 섞어내는
당신의 코골이 까지 사랑해서 미안해
미안해
삶의 수레바퀴에 이끌려
마지못해 돌아서는
당신을 붙잡지 못해 미안해
미안해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해서 미안해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