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가을 전세대란 온다" 우려 증폭

전국 아파트 전셋값 23개월째 상승 신규 물량 적어 당분간 진정 힘들듯

2021-09-22     김윤미기자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이 재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23개월 동안 연속 오르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에 ‘전세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재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23개월 동안 연속 오르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작년 8월 이후 상승 폭을 키워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2%→1.52%→1.10% 등 1%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1%대 상승률은 2011년 11월 1.33% 이후 9년 만이다.

전세난이 특히 심각한 수도권은 올해 1∼8월 전셋값 상승률이 7.51%로 지난해 상승분 8.45%에 근접했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전셋값이 작년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도권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뒤인 3∼5월 0.73%→0.52%→0.51%로 상승 폭이 둔화하기도 했지만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와 학군 수요가 몰리며 6월 0.81%, 7월 1.14%, 8월 1.18%로 다시 상승 폭을 크게 키웠다.

올해 인천이 12.31% 오르며 이미 작년 상승률 9.89%를 넘어섰고 경기가 8.28%, 서울이 4.34% 각각 올랐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17.49%)와 서구(14.10%), 남동구(12.02%) 등을 중심으로 올랐고, 경기는 시흥시(20.09%), 안산 단원구(15.75%), 평택시(13.68%), 동두천시(13.46%), 남양주시(12.97%), 고양 덕양구(11.98%), 안성시(11.46%)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8.00%), 노원구(6.55%), 동작구(6.28%), 송파구(5.64%), 관악구(5.09%), 성북구(5.07%)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서울은 최근 서초구, 동작구 등 재건축 단지의 이주수요로 전세 물량이 더 줄고, 학군 수요에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겹치며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전세난은 무엇보다도 새 법이 보장한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크게 늘고, 집주인들이 전월세상한제를 피하려 기존보다 수억원 오른 값에 신규 전세를 내놓으면서 심화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들은 2년간 전세 걱정을 덜었지만 새로 전세를 구하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나서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껑충 뛴 전셋값에 주거 환경이 더 열악한 지역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3329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이른바 ‘반전세’ 계약은 39.9%(5316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6%·7월)보다 4.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급’이 답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전세난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매일신문] 김윤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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