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바보야

소년 한영민

2023-01-20     전국매일신문
[이미지투데이 제공]

바보야

내 먼저 갈끼이께 
잘무꼬 잘살다가 
천천히 온나

그라고

내가 니한테
제데로 못해주서니께
니라도 니한테 잘해주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차 타고
좋은 집에 행복하게 
잘 살다가 온나

아참 그랄라몬
좋은 놈 만나서 
사랑마이 받고 온나

우짜노 그거는 
진짜 싫지마는
니가 잘살고 잘무꼬
행보칼라 카무는 할수없제

내보고 바보라고?
아이다 바보야
내가 니한테 못해주니께
니라도 그러케 잘살고 행복해야지

바보야 
그만큼 니를
사랑한다 아이가

내 먼저 갈께
니는 진짜 행복하게 
잘 살다가 천천히 온나

그라고 재미이께 살다가
혹시라도 잠깐 내 생각 나거던
저쪼게 제주도 가는쪼게 알제?
그쪽하늘 한번만 처다봐라

내가 니 잘 사는가
항상 쳐다보고 있을게

그라고 걱정마라 니 아프다 하먼
언제던지 약도 발라주고
다리 아프다 하먼 어버주고
배고프다하먼 마신는거 사줄게

아무 걱정말고
니는 잘살다가
천천히 온나

알제? 내니 사랑한다 아이가?
와그리사냐고? 어이그 바보야
니는 진짜 바보다 어찌거리 모리노?
내가 니를 진짜 사랑하니까 그란다아이가?

그라니께 니는 그냥
잘살다가 천천히 온나
내 니 올때까정 기다리께
알제? 천천히 잘살다가 온나

사랑한다 바보야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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