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大器晩成)

2016-05-03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의 추진력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시정의 발목을 잡고 있던 산적한 대형 민원들이 하나둘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고, 일부는 이미 해결된 상태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던 지역사회 안전망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출항 2년을 2달여 앞둔 민선6기 이강덕 시장의 포항호(號)에 대해 지역시회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유치 하나 없다며 이 시장을 향해 눈을 흘기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포항시정을 꼼꼼히 따져보면 그들의 말이 다 옳은 말은 아닌 듯 하다. 전임 박승호 시장과 현 이강덕 시장의 시정운영 스타일을 살펴보면 다른 점이 상당히 많다. 박 시장은 각종 사업이 일단 결론이 나면 앞만 보고 달리는 불도저형 스타일을 주무기로 갖은 행정가였다. 적어도 그가 재임하는 8년을 지켜본바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장의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 가시적인 성과가 다소 늦게 나타날 수도 있는 현장을 중시하는 대기만성형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보여주기 식의 관행에서 벗어나 시민과 지역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과감하게 추진하는 내실 있는 시정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강소기업육성과 물류산업 육성, 해양관광산업 육성, 행복기반 조성을 바탕으로 포항만의 포항스타일 ‘창조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나아가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지역의 모든 경제주체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함께하는 변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포항’을 만들고 이를 통한 ‘창조도시’ 건설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그의 약속이 스스히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당장 시가지는 물론 이에 비해 낙후된 변두리 지역을 가보면 범죄 예방을 위한 CCTV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 범죄 없는 포항을 통해 행복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가 숨어 있는 것이다. 포항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성과다. 지난 2008년 5월 지정 이후 2011년 5월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무여건 악화, 공기업 구조조정 등의 사유로 사업시행자 변경을 요청한 이후 줄곧 사업추진이 지연돼 오던 대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포항이 융합산업기술이 제대로 일어나고 그로인해 산업 다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전기로 보고 있다. 또 이어지고 있는 철강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포항 지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호재로 여기고 있다. 또 4년간 갖은 갈등을 겪었던 포항공항 확장문제와 민항기 취항 문제도 실마리를 찾았다. 어제 부터 포항-김포 노선에 대항항공이 일일2회씩 운항에 들어갔다. 비록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은 정해진 게 없지만 포항시는 꾸준히 항공사들을 설득해 포항-제주간 하늘길도 열겠다는 인이다. 이와 함께 포항을 기반으로 하는 저가 항공사 설립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시장 취임이후인 지난해 4월 교통의 오지라는 오명을 받아오던 포항과 서울을 잇는 KTX 직결노선이 개통됐다. 이로 인해 동해안의 65만 주민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부분 개통됐고, 다음 달 쯤 완전개통을 앞두고 있다.지난해 9월에는 시민의 기대 속에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가 착공됐다. 완공시 총생산 23조원, 부가가치 5조원, 고용유발 8만명 예상돼 철강산업 위주의 포항 산업구조의 다변화의 시작을 알렸다.또 지난해 7월에는 철강 1·3단지의 건폐율을 80%로 상향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단행 855천㎡의 신규 산업단지 조성과 약 2,50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같은해 7월, 환동해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미래 100년의 초석 이 될 해양스포츠 활성화를 선도할 ‘두호마리나 복합리조트’ MOU 체결했다. 이와함께 국제 관광도시로의 변화를 이끌 ‘국제여객부두’ 설계비 16억원도 확보했다.특히, 구 포항역 횡단도로 개설해 도심재생을 위한 다양한 계기 마련했고 포항운하 주변지역에 대해 전국 최초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선정 했다. 또 같은해 12월에는 코레일로부터 전국 최초 폐철도부지 무상활용 승인을 이끌어 내면서 약 20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를 절감하기도 했다.나아가 지역 국회의원과 협력으로 1조 7,35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국비예산 확보하기도 했다. 이는 초 광역 인프라, R&D, 동해안 랜드마크가 될 영일만대교 건설 등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그동안 짧은 기간에도 불구 그가 일궈 놓은 일들은 또 있다. 46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애물단지로 전락한 양덕동 승마장도 생활체육아카데미로 변모 시켰다. 시민 누구나 체육서비스 혜택으로 장수시대에 대비한 건강증진 및 생활체육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배드민턴 7면, 탁구장 8면, 골프연습장 9타석, 스쿼시 3면, 농구 1면, 배구 1면 등의 체육시설이 갖춰지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명암은 있기 마련이다. 이같은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포항은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로 경제적인 공황(?)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철강공단 경기 활성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지난 2014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민선6기 2년간 포항철강공단은 가동업체가 8개사가 줄었고 근로자 또한 1074명이나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포항철강공단 1~4단지는 지난 2014년 2월 기준 총 343개 업체가 상주해 이 가운데 311개 업체가 가동되며 90.67%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가장 심각한 4단지는 올해 2월 현재 88개 업체 가운데 65개 업체만 가동되며 지난 2014년 대비 무려 11개 업체의 휴페업으로 가동율이 73.86%로 10.59%포인트나 감소했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포항시의 경기활성화 시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포항시는 철강공단 활성화 방안에 대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심각하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 당장 기업유치 실적에만 목을 멜게 아니라 굶어 죽는 집토끼(포항기업)들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다음 산토끼(기업유치) 잡을 생각을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그렇다고 기업유치에 손을 놓으라는 말이 아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철강산업 이외의 업종을 유치해 신 성장동력 창출 노력을 병행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아가 MOU도시포항 이라는 오명을 받은바 있는 씁쓸한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협약체결 이후 실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바뀌어야 한다. 부서간의 이기주의, 부서 간 개념 없는 협업, 관련 법조항에 대한 무지, 근거 없는 고집, 영혼 없는 공무 집행, 권위의식에 사로 잡혀 사사건건 사업자의 발목을 잡는 구시대적인 행정으로 인해 포항을 등진 업체가 얼마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허가 당시 구 주소로 돼 있던 서류를 지금은 바뀌었으니 계약서 자체를 신 도로명 주소로 다시 만들어 오라는 공무원, 사업의 특성을 모를 리 없는 사람이 요구한 서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이와 유사한 일들이 지금 현재도 얼마나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극히 일부겠지만 포항시 공무원들의 현주소다. “낮은 자가 높아진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보스는 강함으로써 복종(僕從)을 이끌어내고, 리더는 부드러움으로써 승복을 이끌어낸다”는 노자의 말을 되새기며 글을 맺는다.

 

jeonm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