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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23] 불가사의 같은 존재 청암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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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23] 불가사의 같은 존재 청암대학(?)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9.12.04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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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청암대학에 대해 이제는 사법당국과 교육부가 답해야 할 때다
지역사회의 지탄이 이제는 청암대학을 넘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불가사의(不可思議)는 본래 불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오묘한 이치나 가르침을 말한다.

그러나 흔히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일을 불가사의라고 한다. 미스터리라고도 한다.

이집트 기자(Geza)의 피라미드와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로도스의 거상, 파로스 섬의 등대 등을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도 한다.

기적에 가까울 만큼 놀라운, 보통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을 가리키는 불가사의가 필자가 살고 있는 남녁 순천 땅에도 존재 하고 있다. 

청암대학교가 바로 그런 불가사의 같은 존재다. 법원의 판결과 교육부의 행정지시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불법과 학내 부조리가 개선되기는커녕 보란 듯이 확대 재생산되며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세계 7대 불가사의는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며 자연과 문명의 경이로움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청암대는 볼썽사나운 파행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당국의 행정행위도, 사법부의 처벌도 청암대 앞에서는 유명무실이다. 속된 말로 ‘너희는 짖어라, 우리는 간다’라는 무법의 뱃장이 사학을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청암대는 설립자인 고 강길태 전 총장이 학교운영을 책임지고 있던 2010년까지만 해도 간호보건중심의 선도적 직업전문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립자의 아들인 강명운 총장이 취임하면서 학교운영이 파행을 거듭, 불가사의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청암대는 2년 전인 지난 2017년 강 전총장이 교비 등 6억4500만원에 해당하는 배임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1년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올 3월 만기출소하면서부터 예전보다 더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2년 전 재판부는 ‘학생들의 교비 납부 등도 고려하지 않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학교를 개인 소유물처럼 생각했고, 주변의 우려도 아랑 곳 없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배임범행을 확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학교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판시했었다.

‘학교를 개인의 소유물처럼’했다며 반성을 촉구했으나 출소한 그에게 학교는 여전히 소유물 일 뿐이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형이 종료된 날부터 5년 동안임원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한 사립학교법은 그에게는 그저 의미 없는 글귀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학의 파행은 그가 출소한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됐다. 그는 ‘면회를 자주 오지 않았다’는 등을 이유로 후임 현직 총장의 사표를 요구, 이사회의 의결도 없이 직권면직 처분하는가 하면 대학 내에 자신의 집무실을 마련, 학교로 출근 이사회에 관여하는 등 사실상 대학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마땅히 변상해야 할 배임액은 법원의 판결과 교육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변상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사학의 고질적 비리인 매관매직(賣官賣職)식 보직팔기의 돈 장사 의혹이  그의 출소 이후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혹은 그가 지난 4월말 이사회 직전, 이사들에게 ‘내일 이 부총장이 발전기금 3천만원을 입금키로 했다’고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모 부총장이 총장직무대행에 취임하면서 눈덩이처럼 확산됐다. 하지만 이 모 부총장이 더 이상의 기금을 낼 수 없다고 밝히자 그에게 돌아온 것은 ‘거취문제’였다고 한다. 

대학만이 아니다. 같은 재단인 청암고교도 교장 보직을 두고 ‘5천만원 요구’ 소문이 교직원들 사이에 나돌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현 교장직무대행에게 교장보직과 관련 5천만원을 요구, 거절당하자 2천만원으로 흥정가를 낮췄으나 이마저 거부당하자 지난달 21일 정족수를 미달한 불법 이사회를 통해 평교사를 교장으로 의결했다는 것이다. 당초 금품제공을 요구받았던 교장직무대행은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다.

무소불위의 전횡을 일삼고 있는 그의 청암대학 파행은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청암대 교직원 교수노조는 지난달 28일, 국회 교육위원장에게 ‘학교법인 청암학원의 이사회 파행과 강명운 전 총장의 불법적 학사 개입 현황 및 문제점’이라는 탄원서를 전달하고 강 전 총장의 불법 학사개입 방지, 강병헌 이사장의 해임, 불법적 금품요구 의혹조사, 대학정상화를 위한 관선이사 파견, 학교법인 청암학원 해산 및 공영 형 사립대학전환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가사의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청암대학에 대해 이제는 사법당국과 교육부가 답해야 할 때다. 지역사회의 지탄이 이제는 청암대학을 넘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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