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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순천만 흑두루미, 남북 생명 네트워크 형성…통일 싹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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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순천만 흑두루미, 남북 생명 네트워크 형성…통일 싹 틔운다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18.03.26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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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제두루미재단·순천·철원·고양 등두루미 서식지 보전 위한 업무 협약 체결
향후 북한 포함한 ‘한반도 프로젝트’ 추진7월 남북한·중국 국제 협력 논의도 예정
▲조충훈 순천시장

 

조충훈 전남 순천시장, 생태도시 순천의 길 제시

조충훈 순천시장은 “순천이 지켜온 도시의 생태적 가치는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북한 등 국제적 생태 교류사업을 통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면 그 길에 앞장 서는 것이 생태도시 순천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에 힘을 실을 것”임을 강조했다.
 
전남 순천시가 시 전역에 대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재(2018. 7.)와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람사르 습지도시 최종 승인(2018. 10.)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생태보전’을 위해 람사르 회원국 가입과 금강산 인근에 대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북한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평안남도 청천강하구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두만강하구 라선 철새보호구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재두루미, 개리,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의 중간기착지이자 월동지이다.

북한에서 흑두루미는 갯벌과 친숙해서 갯두루미라 불린다.

특히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는 순천만과 같이 갯벌이 잘 발달하여 흑두루미가 월동지와 번식지를 이동하는 시기에 수천마리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순천만에서 월동을 마친 2천여마리의 흑두루미는 국경을 넘어 이미 북한과 생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 순천시,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 중심 민간차원 북한과 생태 교류협력 추진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2016년 순천시가 유치해 순천만국가정원 습지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등 17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 람사르협약이 공식 승인한 국제기구이다.  센터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습지보전, 복원, 인식증진활동 및 관련 사업을 지원한다. 

다음 달, 국제두루미재단과 순천시, 철원군, 고양시가 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으로 향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의 두루미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계획이다.

또 오는 7월에 센터 주관으로 중국에서 개최하는 ‘황해 접경지 습지관리자 교육 워크숍’에서 한국, 중국, 북한이 습지 공동관리, 상호정보 공유를 통한 국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평화를 지향한 생태도시 순천, 15년 전에도 북한과 교류해
순천시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북한과 교류사업은 이미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상임대표 순천시장 조충훈)가 창립된 후 북한 대동군에 농기계를 지원, 2005년에는 직접북한을 방문해 평안남도 순천에 벼 종자와 파종기를 지원한 바 있다. 

또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는 '습지 펀드'를 마련해 국제두루미재단에서 응모한 북한 안변평야 두루미 서식지 복원사업을 지원한바 있다.

앞으로 순천시는 남·북간 북·미간 평화, 화해 분위기에 맞춰 국제두루미재단과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 등 국제기구와 연계하여 북한 안변, 문덕, 라선 등 생태적 공동 가치를 가진 지역에 세계적 습지로 거듭난 순천만의 주민이 직접 가꾼 '친환경 볍씨'를 지원하는 등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후 북한 금강산 순천시 공동 생태관광 프로그램 추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유네스코가 선정한다.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곳을 대상으로 한다. 

생물권보전지역의 최종 목표는 생태계 보전 ▷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선순환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시는 순천시 전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신청서를 지난 9월말에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

순천 생물권보전지역은 총 9만3,840ha로 순천시 전역이 해당되며, 연안습지(순천만습지)와 내륙습지(동천하구)의 습지생태축 · 조계산 도립공원을 핵심구역(9,368ha)으로, 이 주변의 산림과 농경지, 하천 등을 완충구역(2만985ha)으로, 기타 농경지와 주민 거주 지역을 협력구간(6만3,487ha)으로 설정하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이후에는 생물권보전지역 관리 조례를 제정하고 로고 개발, 주민참여 프로그램 및 지역 생산품의 브랜드화 방안을 포함한 관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적 인증을 통해 보전을 통한 세계적인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순천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신청서는 지난 2월 파리본부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통과, 오는 7월 제30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사업(MAB)위원회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등재 승인이 결정된다. 이때 북한의 금강산과 그 주변지역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북한 관광산업의 핵심인 금강산과 순천시가 공동으로 ‘한반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통일 이후 한반도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고 생태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는 설악산, 제주도, 신안다도해, 광릉숲, 고창 등 5개소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세계적으로는 120개국 669개소가 지정돼 있다. 

 

[전국매일신문]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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