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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담에…” 인천 지역화폐 혜택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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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담에…” 인천 지역화폐 혜택 대폭 축소
  • 인천/ 정원근기자
  • 승인 2019.07.22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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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10% 캐시백 주다가 월 결제액 별로 줄여서 제공
남동구는 출시 일정 미루다 사업계획 아예 보류하기도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 인천 이음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오히려 재정부담의 부메랑으로 돌아와 자치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제액의 최대 1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국비·시비 지원 외에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가, 재정부담 때문에 캐시백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자치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시 서구는 ‘서로이음카드’로 결제할 경우 결제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무한정 제공했지만, 19일부터 캐시백 혜택을 축소했다.


 월 결제액 기준으로 30만 원 미만 때는 10% 캐시백을 유지하지만, 30만∼50만 원은 7% 캐시백을 지급하고 50만 원 이상은 6% 캐시백만 지급하기로 했다.


 서구는 추경 예산까지 편성하며 10% 캐시백 혜택을 유지하려 했지만, 발행액(충전액)이 출시 71일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바람에 도입 두 달도 안 돼 캐시백 혜택을 대폭 축소하게 됐다.


 이러한 재정부담 탓에 남동구는 남동이음카드 도입을 전격 보류했다.


 남동구는 애초 지난 1일 이음카드를 출시하려다가 출시 일정을 한 달 미룬 데 이어, 이번에는 사업계획을 아예 보류하게 됐다.


 남동구의회는 이음카드가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적고, 막대한 세금이 지속해서 들어간다는 점 등을 근거로 4억 원 규모의 남동이음 추경예산을 부결했다.


 현재 이음카드를 운영 중인 자치구는 서구 외에 연수구와 미추홀구가 있다.


 연수구는 출시 첫 달인 이번 달에 11%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오는 8월부터는 10% 캐시백을 지급할 예정이다.


 미추홀구의 경우 8%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기초단체장들이 경쟁적으로 캐시백 규모를 늘리며, 주민에게 선심 행정을 펼치는 구도는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카드 도입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아울러 10개 군·구별로 캐시백 비율이 제각각인 탓에 소외 지역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지역 소비경제의 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술을 한 잔 마셔도 캐시백 혜택이 없는 중구나 동구로 가기보다 11%의 캐시백을 주는 송도로 가는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고, 이 경우 중구·동구의 경제는 더욱더 붕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인기에 영합해 캐시백 혜택을 마구 지급할 수 있지만, 이 재원 역시 시민의 혈세”라며 “현금 여력이 많은 부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현재의 캐시백 혜택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번 캐시백 축소를 계기로 사용 업종에 대한 제한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에서는 6월 한 달간 중고차 구입에 2억 1000만 원, 귀금속 구입에 6000만 원, 유흥주점에서 4100만 원이 이음카드로 결제됐다.


 전체 결제액의 1%에 못 미치는 비율이지만, 수백만 원짜리 중고차를 사며 수십만원을 캐시백으로 받고, 금 투기나 유흥주점 사용 등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장병현 시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카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사용 한도액 설정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개선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인천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온라인 인천e몰과 수수료를 훨씬 절감할 수 있는 전화주문 앱 등 이음카드 플랫폼의 장점들을 살려 효율적인 운영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천/ 정원근기자 wk-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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