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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오래된 가게 2곳 <2019년 추억담긴가게>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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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오래된 가게 2곳 <2019년 추억담긴가게> 선정
  • 박창복기자
  • 승인 2019.09.1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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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박창복기자>

사진설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이발사 이덕훈 할머니  

2.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이발사 이덕훈 할머니가 운영하는 새이용원

3. 30년 베테랑 여성 이발사 김미숙씨

4. 30년 베테랑 여성 이발사 김미숙씨가 운영하는 미광이용원-헤어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는 옛 모습 그대로 성업 중인 가게가 많다. <새이용원>과 <미광이용원>이 대표적이다. 두 이발소 모두 30년 이상 여성 이발사가 운영하는 독특한 가게로 2019년 추억이 담긴 가게로 선정됐다.

  

성북로55에 위치한 <새이용원>은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나와 고즈넉한 대로변을 따라 걷다가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이발사 이덕훈 할머니가 운영한다. 이미 여러 방송과 SNS를 통해 알려져 성북구의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이용원> 내부는 박물관 그 자체다. 지금은 쓸 수 없어 고이 걸어뒀다는 100년 된 바리깡, 최소 3,40년 이상씩은 된 이발 도구들, 이발 의자 등을 볼 수 있다.

19세부터 이발사인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이발 기술을 배웠다는 이덕훈 할머니는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어린 나이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이발사가 됐다. 지나온 세월 힘든 일도 있었지만, 가위와 빗을 들고 이발하는 순간만큼 행복한 일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한번 머리 깎고 나면, 중독 되서 다른 데 못가. 다른 기계 같은 게 뭐가 필요해, 가위랑 빗만 있으면 되지.”

이덕훈 할머니는 특유의 명랑한 성격으로 동네 노인의 말동무도 돼주고, 물건을 맡아주기도 한다. 이발소를 들르는 이에게 홍삼캔디 몇 개라도 손에 쥐어줘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인심도 후하다.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 성북로2길 46에서 20여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광이용원>은 부부 이발사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헤어죤’ 이라는 간판으로 영업 중이다. 실제 이발 경력은 30년 이상 되는 베테랑 이발소이다.

원래는 남편이 혼자 운영하다가 갑작스런 사고로 이발소 운영이 어렵게 되자, 생계를 위해 남편 대신 가위를 집어 든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 당시에도 여성 이발사라는 직업이 생소했기에 주변에서는 가게를 미용실로 전업하라는 권유도 많았다고 한다. 김미숙 사장은 꿋꿋하게 이발소를 지켜내며, 두 아들을 키웠고, 단골손님을 늘려나갔다고 한다.

당시 학생이었던 단골손님들이 중년이 돼 그들의 자녀와 가게를 찾기도 한다. 20년이 넘은 오래된 가게지만, 가게 입구에서부터 이발소 내부 곳곳에 정성껏 키워내고 있는 크고 작은 화분과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이발 도구를 보면 베테랑급 이발 실력만큼이나 꼼꼼하고 깔끔한 김미숙 사장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가위와 빗만으로도 섬세한 손길로 순식간에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믿고 맡기는 여성이발사 김미숙 사장의 바람은 더 많은 고객이 찾아오고, ‘이발소’가 다시금 활기를 찾는 것이다.

두 가게는 서울시 지원으로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다. 성북구는 지역상권에서 오랜 시간 구민의 일상과 함께한 역사가 깊고 보존가치가 높은 가게를 지속 발굴해 세대간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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