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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중재외교'에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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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중재외교'에 시선집중
  • 이신우기자
  • 승인 2018.02.09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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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동계올림픽을 무대로 북미가 사실상 ‘최고위급’ 외교전에 나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보일 ‘중재외교’에 시선이 집주오디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8일 방한했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분신’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9일 방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평창올림픽 개막이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좌우할 뜨거운 외교의 무대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보려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가장 큰 대립축인 워싱턴과 평양이 대화의 접접을 찾도록 중재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가 서로를 향한 기존의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는 식의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압박 기조를 확인했지만 워싱턴에서는 “지켜볼 것”(We’ ll see)라는 메시지가 연이어 발신되고 있다. 북한도 외무성 당국자의 입을 빌어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자체가 대화로의 국면전환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측으로부터 나오는 복잡한 반응은 결국 북미 양측이 평창 참가에 앞서 서로의 의중을 떠보는 고도의 신경전 성격이 짙어 보인다. 여기에는 북미 양측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상황관리’가 어려워지고 외교적 출구도 찾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양측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적절히 ‘체면유지’를 하면서 대화의 운을 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펜스 부통령이 기존의 대북강경 기조를 급작스럽게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거치며 북한의 의중을 확인해보는 의미의 ‘탐색적 대화’ 수준에는 전향적으로 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다만 펜스 부통령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여정 부부장과 ‘의미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하더라도 ‘표정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국내 여론을 의식해 북미대화의 신호탄으로 읽힐수 있는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교소식통은 “동선은 물론 표정 하나 하나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정세 측면에서 보다 중요한 외교적 모멘텀은 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김여정 부부장의 회동을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공식일정이 없는 10일 두 사람이 청와대로 예방하는 형식의 별도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위급 대표단을 매개로 하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간접대화’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이번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립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선택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G2(주요 2개국)로서 북한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지렛대’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상무위원을 통해 북미가 대화에 나서도록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럽 강국인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문 대통령의 평화노선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 방한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공개적 발언 기회를 빌려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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