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눈이나 비가 적게 내리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기·충남·전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 가뭄'이 우려된다.
국민안전처가 지난 9일 발표한 '1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오산시는 최근 6개월 강수량이 평년의 4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의 가뭄 예·경보는 기상 가뭄, 생활 및 공업용수 가뭄, 농업용수 가뭄으로 구분되며 기상 가뭄은 최근 강수량이 평년의 60% 미만일 경우 '주의', 평년의 40% 미만일 경우 '심함' 단계로 나뉘는데 심함 단계가 내려진 지역은 오산시가 유일하다.
주의 단계가 내려진 지역은 인근 안성시를 비롯해 전국 23개 시·군에 달한다.
각 지역의 수원(水源)에 해당하는 댐이나 저수지의 저수율을 토대로 한 생활 및 공업용수 가뭄과 농업용수 가뭄 주의보가 내려진 지역도 많다.
생활 및 공업용수 부문 주의 단계에 해당하는 지역은 보령댐을 수원으로 하는 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 등 충남 서북권 8개 시·군이다.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등은 아직 공업용수 확보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지만, 국민안전처는 이들 지역의 생활 및 공업용수 가뭄 상황이 향후 3개월 심함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평림댐을 수원으로 하는 담양·함평·장성·영광 등 전남 4개 시·군에서도 주의 단계의 생활 및 공업용수 가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업용수 상황을 보면 안성·보령·서산·홍성·예산 등 경기·충남의 5개 시·군이 주의 단계로 영농기 물 부족이 우려된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안성시 19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47.1%로 전년 66.0%, 평년 88.7%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보령시와 홍성군, 예산군도 각각 49.7%, 45.7%, 52.0%에 불과했다.
특히 안성시 등 일부 지역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로 큰 피해를 본 데 이어 물 부족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AI에 겨울 가뭄까지 엎친 데 덮쳐서 난리"라며 "특별팀(TF)을 꾸려 관정 개발 등 대비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대비 70% 이하면 '우려', 50% 이하면 '심각' 단계로 보는데 경기·충남 일부 지역은 심각 단계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간이양수기, 송수관로 설치 등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측은 "최근 3개월 전국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아 전국적인 기상 가뭄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분간 생활 및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지역들에 대해서는 댐·저수지 물 비축, 용수원 개발 등을 통해 장기 가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