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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3·1운동史 기록 ‘오류 투성’ 재정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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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3·1운동史 기록 ‘오류 투성’ 재정리 시급”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19.02.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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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태 광주국제고 역사담당 교사, 3·1혁명 주역 103명 재판기록 분석
첫 시위장소·행로 등 기록과 달라…만세시위 ‘신문잡지종람소’ 주도 밝혀


 광주지역 3·1 만세운동이 비밀독서회 모임인 ‘신문잡지종람소(新聞雜誌縱覽所)’의 주도로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 등이 3·1 혁명 주역 103명에 대한 재판 기록 분석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광주지역 3·1 운동에 대한 기록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남겨진 기록물인 광주시사(市史)등도 첫 시위장소와 행로 등이 오류 투성이여서 재정리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국제고 노성태 역사담당 수석교사는 ‘광주 3·1혁명 100주년 학술 세미나’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 미리 배포한 ‘광주 3·1운동의 재구성-판결문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1919년 광주지역 3·1 만세시위는 광주 양림동 기독교인들과 함께 2년 전 조직된 비밀결사 ‘신문잡지종람소’ 청년 학생들의 조직적 가담으로 치밀하게 준비돼 일어났으며 같은 해 4월8일까지 광주 인근지역 횃불시위로 지속됐다”고 밝혔다.


 종람소는 광주 출신으로 동경 메이지대학에 유학중이던 정광호가 일본에서 가지고 온 2·8 독립선언서와 김복현이 서울에서 가지고 내려온 3·1독립선언서 등을 비밀리에 인쇄·배포하고 만세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광주 3·1혁명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103명의 연령과 직업, 거주지 등을 분석한 결과 10∼20대가 89명, 학생이 5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거주지는 양림교회와 숭일학교, 수피아학교, 기독교병원이 소재한 광주 남구 양림동이 62명으로 나타났다.


 결국 광주3·1혁명은 기독교인과 학생들이 주도하고 농민과 상인, 이발사 등 다양한 계층이 폭넓게 참여한 것으로 사료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광주제중원 직원 황상호 등이 항일투쟁 의식을 고취하고, 서울의 만세시위 소식을 전하는 내용의 광주지역 첫 신문 ‘조선독립광주신문’(4호까지 발행)을 제작, 시위현장에 집중 배포하면서 시위 확산에 크게 기여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노 교사는 그러면서 “판결문 기록으로 볼 때 광주지역 만세시위 사전준비모임 참가자 숫자와 광주지역 첫 시위장소, 시위 행로, 재판 형량 등에서 기존의 광주시사에 오류가 많이 발견돼 광주시사 중 3·1운동사에 대한 재정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3·1운동 주역 중 한 명인 최한영 선생의 회고를 정리한 글이 3·1운동 46년이 지나서야 정리됐고, 이후 1993년 광주시사에 그대로 실린 데 이어 다른 책들이 이를 참고하면서 수많은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것이 최초 시위 장소로 그동안 작은 장터인 부동교 아래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큰 장터인 광주교 아래 모래사장에서 시위 개시가 선포됐고, 큰 장터에서 작은 장터 쪽으로 이동하면서 대규모 만세운동으로 확산된 것으로 판결문 기록을 따라 추정됐다.


 시위경로 역시 기존에 알려진 서문∼충장로∼충장로파출소∼금남로∼구법원 앞∼광주경찰서가 아닌 서문∼충장로∼북문밖∼다시 충장로∼충장로 우편국∼광주경찰서로 행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1919년 3월6일 모의에 참석한 인원, 시위 주도자들의 형량에도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노 교사는 “최 선생의 회고는 매우 중요한 사료이지만 판결문을 참고하지 않아 오류가 적지 않다”며 “아직 서훈되지 않은 43명의 서훈과 광주 3·1운동의 재서술을 통해 광주시사를 바로 잡는 일이 매우 중요한 오늘의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의 3·1 만세시위 규모가 다른 지역보다 크지 않았던 이유는 항일의병 전쟁의 중심지였던 전남에 대한 일제의 감시 체제가 삼엄해 사전발각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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