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세상읽기 85] 일당지배의 권력도 선할 수 있는가?
상태바
[세상읽기 85] 일당지배의 권력도 선할 수 있는가?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8.06.20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권력의 선함은 그 권력이 갖고 있는 힘과 비례한다는 경이로움을 ‘민주당 천하’에서 경험하고 싶다.”
 
 6·13 지방선거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광주·전남지역이 다시 ‘민주당 천하’가 됐다.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결과는 아니지만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선거결과 광주·전남은 광역·기초단체장 29석 가운데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2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광주에서는 모든 구청장을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전남의 무소속 기초단체장 5석과 민주평화당 3석을 제외하면 온통 민주당 일색이다.
 
지방의회의 경우 민주당 일색은 더욱 강화됐다. 광주시의회는 23석 가운데 22석이 민주당이 차지했고, 전남도의회도 58석 중 54석이 민주당 후보들로 채워졌다. 기초의회 의석 역시 민주당 일색으로 다르지 않다. 광주시와 전남도교육청의 수장도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굳이 분류하자면 파란색(민주당 상징)에 가깝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시도 교육감 등이 모두 민주당일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선거가 끝 난지 1주일이 됐다. 선거결과에 따른 당선자와 낙선자의 희비를 떠나 이제 유권자는 '갑'에서 다시 '을'의 입장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유권자의 입장은 선거후에도 유권자가 '갑'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선거에 정답이야 없겠지만 이 같은 일당의 독식이 과연 바람직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의문의 단초는 그동안 일당의 독식에 따른 폐해를 지역민들이 일상처럼 겪어 온데서 비롯된다. 권력의 선함은 불행히도 그 권력이 갖고 있는 힘의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속성을 지역민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6·13 선거의 결과를 놓고 지역민들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권력의 속성이다. 정치권력의 독식을 누가 만들었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궁색해지거나 설명이 길어질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이번 선거는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였으나 유권자들은 지역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투표장으로 갔다.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데는 자유한국당으로 대변되는 야당의 힘이 가장 컸다. 박근혜 탄핵이후에도 전혀 반성할 줄 모르는 후안무치함과 야당대표의 수준이하 발언 등이 민주당을 도왔다. 여기에 남북화해 물결과 북미 정상회담 등도 유권자들이 지역일꾼이 아닌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거로 인식하게 만든 이유였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이번 지방선거에 고스란히 이동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후보의 인물됨이나 정책을 보고 지지한 것은 아니니 당선자들은 더욱 겸허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라는 의미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주·전남 단체장과 교육감 중 절반이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지역 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 가운데 16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물론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판단하겠지만 개중에는 도덕적 결함이나 중대한 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대상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도저히 지역의 살림을 맡길 수없는 인물들이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경우도 적지 않다. 지역일꾼으로 부적합한 후보들이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 맞물려 무임승차했다고 볼 수 있다.
 
다수가 무임승차한 일당지배의 지역정치는 지역의 건전한 발전을 담보해 낼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유능과 겸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무능과 오만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봉사의 자리에는 군림이 자리하는 것도 일당지배의 권력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오죽했으면 문 대통령도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 하겠다”고 말했을까. 문 대통령의 말은 국민들이 아닌 이번 지방선거의 당선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충고에 다름 아니다.
 
2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지역에서 단 1석만 민주당에 내어주고 모든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일당 독식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었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2년 전의 그 교훈을 잊지 않길 바란다.
 
권력의 선함은 그 권력이 갖고 있는 힘과 비례한다는 경이로움을 ‘민주당 천하’에서 경험하고 싶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