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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성과를 위한 쇄신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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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성과를 위한 쇄신인사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9.01.0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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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책성과를 내야할 집권 3년차를 맞은 가운데 분위기 쇄신을 위한 청와대 비서진의 개편작업이 이미 시작된 상태다. 이번 비서진 ,등 참모진 개편은 인적쇄신을 통해 공직기강 해이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올 경제 등 정책성과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비서실장 인선을 위한 검증 작업이 진행돼 왔다”고 말해 이르면 이번 주 중 참모진 교체 결과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비서실장으로는 노영민 주중대사와 조윤제 주미대사, 더민주 송영길 의원 등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공직에 있지 않은 새 인물인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나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위기감이 퍼지면서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자 대통령 복심이라는 양정철 전 비서관이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여론도 관측되고 있다. 또, 후임 정무수석은 강기정 전 의원과 이철희 의원, 윤건영 현 국정상황실 등이, 국민소통수석 후임으로는 김성수 의원과 함께 김의겸 대변인의 승진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청와대 인적 쇄신이 국가안보실 개편으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정책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안은 문 대통령이 2019년 새해를 맞아 정책 소통을 강화하고, 성과를 알리기 위한 국민 소통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태에서 이번 참모진 개편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집권 초기부터 인사검증 시스템의 난맥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부실한 인사검증’을 주장하던 야당은 이번 개편작업에서 처음부터 교체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청와대의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과 관련,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부실한 인사검증을 통해 청와대가 스스로 밝힌 7대 인사원칙에 어긋나는 후보를 계속 국회로 보내면서 국회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 채택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킨 책임이 조 수석에게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 등 국무위원 7명 등에 대한 검증 부실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직인사 배제 원칙인 7대 비리에 해당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으나 집권 초기부터 보여 왔던 인사검증 시스템의 난맥상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말을 감정하는 상마가(相馬家)라는 직업에 종사하던 ‘백락상마(伯樂相馬)’라는 인물이 있었다.

본명(本名)은 ‘손양(孫陽)’이었으나 명마(名馬)를 가려내는 안목이 가히 신의 경지에 도달해 사람들은 그를 존중해 백락(伯樂)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루는 초(楚)나라 왕이 백락에게 좋은 말을 구해오라는 명을 내리자 그는 “천하에 천리마는 손에 꼽을 만큼 극히 드무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을 샅샅이 찾아보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왕께서 인내하고 기다려주신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 백락은 명마의 고장인 연나라와 조나라를 돌면서 샅샅이 찾아봐도 마음에 드는 천리마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낙심하고 제나라를 거처 돌아오던 중 백락은 무거운 소금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말 한 마리를 발견했다. 소금마차를 끌던 말은 비쩍 마르고, 볼품없이 생겨 언뜻 보기에는 아무데도 쓸데없어 보였다. 불세출(不世出)의 천리마로 태어나 왕을 태우고 세상을 호령했어야 할 말이 보잘것없는 먹이를 먹고 비쩍 마른 채 소금수레를 끌고 있는 모습을 보자 백락은 불쌍하고 측은한 마음에 입고 있던 베옷을 벗어 말의 잔등을 덮어 주었다. 그러자 말은 길고 우렁차게 울었다.

그는 단번에 그 말이 천리마의 자질을 갖추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소금장수에게서 후한 값을 주고 말을 구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초나라 왕에게 달려가 그 말을 보였으나 왕은 실망한 듯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백락은 “소금 수레를 끄는 동안 제대로 먹이지도 돌봐주지도 않아서 이렇게 깡마른 겁니다. 정성을 다해 돌본다면 반년이 되지 않아 천리마의 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초나라 왕은 못 이긴 체 며칠 간 살뜰히 보살피며 기다려 보기로 했다. 과연 얼마 되지 않아 말은 위풍당당한 천리마로 거듭났고, 후에 이 말은 왕을 위해 전장을 누비며 숱한 공을 세웠다고 한다.  전국책(戰國策) 당(唐) 한유(韓愈)의 잡설(雜說)에서 유래된 이 같은 내용은 인재를 잘 고른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그리고 숨은 인재 발굴이 쉽지 않다는 뜻일 게다.

정부는 집권 5년 중 지난해까지를 정책 추진 기반을 구축하는 ‘혁신기’로, 올 부터 내년까지를 대표 정책의 성과를 본격 창출하는 ‘도약기’로 규정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최근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다.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밝혔다. 성과를 이끌어 낼 쇄신인사에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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