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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02] 어렵지 않은 ‘민주당 20년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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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02] 어렵지 않은 ‘민주당 20년 집권’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9.02.1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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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문제는 여당의 자체 능력이 아니라 야당의 절대적 도움으로 민주당 20년 집권이 실현가능한 꿈이라는데 있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집권 여당 수장이 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권의 5년을 교훈 삼아 개혁정책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4번의 집권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원토록 집권하기를 바라는 것이 정권의 속성이기에 그를 탓할 수는 없지만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고, 이는 아무리 드러내고 싶어도 마음속의 희망이어야 했다. 때문에 여당의 ‘20년 집권’ 운운은 듣기 거북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권이 마음에 들면 국민들은 20년이 아니라 200년을 맡길 수도 있지만, 아니라면 5년의 임기이내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이 국민이다. 권력은 이제 총구가 아니라 국민에서 나온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박근혜 정권은 그런 점에서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여당의 ‘20년 집권’이 꼭 희망사항만이 아니라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여당의 자체 능력이 아니라 야당의 절대적 도움으로 민주당 20년 집권이 실현가능한 꿈이라는데 있다.

최근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민주당 20년 집권의 최대 원군이라는 표현이외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한국당의 미래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일정 등을 트집잡아 홍준표에 이어 4명의 후보가 줄줄이 불출마 사퇴, 흥행을 깬데다 다시 탄핵이전으로 돌아가면서 지역정치와 색깔론으로 회기하기에 바쁠 뿐이다. 보수의 가치와 노선을 재정립하겠다던 의지는 오간데 없다. 탄핵으로 정권을 내준데 이어 ‘보수 궤멸’의 위기를 가져왔던 한국당에 반성과 성찰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헌정질서 문란으로 감옥에 가 있는 박근혜를 끄집어 내어 막무가내로 매달리고, 남북화해의 물결을 다시 수구냉전으로 돌리려하는가 하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에 의한 사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집권을 포기하고서만 가능한 일이다.

표만 된다면 시대정신이건, 국가의 운명이건 아무 쓸모가 없다는 인식은 ‘표만 된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천박함에 다름 아니다.

막말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정부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는 흑역사(黑歷史)의 평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친박표가 탐이나서인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있다’고 했다.

박근혜를 석방해야 한다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태극기부대를 비롯, 일부 여론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 뒤늦게 한국당에 입당, 대표자리를 노리는 황교완 전 국무총리도 '탄핵연장 반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다'는 등을 내세우며 가세하고 있다.

한국당은 국민 대다수를 대변하기 보다는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의 표를 얻고 그들을 대변하여 정치를 하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제1야당이 아직도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마저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방해하기 위한 ‘문재인- 김정은의 합작품’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나아가 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이 주최한 행사에서의 5·18 망언은 아예 전두환 시절로 돌아가고 있음을 자인한 것에 다름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국민에 의해 탄핵된 박근혜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는가 하면 남북 화해마저 냉전의 시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 여당의 실책과 악재에도 헛발질 공격으로 자살골을 먹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민주당의 20년 집권은 그야 말로 누워 떡먹기가 될 듯싶다.

정당의 목표를 집권이 아닌 일부 극우와 보수 강경층의 대변에 만족하고자 하는 제1야당이 있는 한 여당은 200년 집권도 노려볼 만 하다. 민주당에게 이보다 고마운 야당이 어디 있겠는가.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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