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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제발 공부 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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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제발 공부 좀 하세요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9.03.11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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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흔히들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을 때 가관(可觀)이라는 말을 쓴다. 특히 위신을 세운답시고 소리를 질러 대는 정치권의 모습은 우리의 눈에 ‘가관’으로 비친다. 그런데 이 같은 ‘가관’이 중앙정치권이 아닌 지역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어서 더 ‘가관’이다.

지역 전체의 발전에 힘을 보태라고 뽑아놓은 지자체 의원들의 자질에 대한 논란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단 외유논란으로 국가적인 망신을 산 예천 지역의 의원들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일부 지자체 의원들의 수준과 자질은 가히 ‘가관’을 넘어선 것 같아 개탄스럽다.

특히 최근 열린 포항시의회 임시회는 이같은‘가관’의 완결판을 보는 듯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정모 의원은 멀쩡한 시청을 옮기라는 생뚱맞은 주장을 들고 나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라고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의 개념 없는 발상으로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다. 시의 살림살이를 고민해야 할 시의원이 옮긴지 13년도 안 된 시청사를 옮겨야 한다는 발상은 더 많은 예산낭비와 지역민 간 갈등만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정모 의원은 한술 더 떠서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중앙동, 송도동, 신흥동 등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그린웨이 프로젝트와 관련,“지난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을 마치 현 시장이 와서 한 것처럼 부추기지 말고 제대로 하라.”는 식으로 시장을 몰아붙였다.

시정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조건 소속 당이 다른 시장을 질책하고 발목을 잡겠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은 시의원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박모 의원은 지역구가 다른동에 있는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SRF)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서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지역구 의원들을 배제한 시정 질문이 도를 넘었다는 분위기는 시의회 자체에도 전해졌다. 특히 해당 동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4선의 김모 의원은 지역구 소재의 미군저유소 부지를 시가 빠른 시일 내에 매입해서 어린이놀이공원, 철강조각공원, 호국공원 등으로 조성할 용의가 있는지를 질문하는 가운데 만담 수준의 자화자찬(自畵自讚)을 이어가며 소중한 시정 질의시간을 희화화 했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다음날 시정 질의에 나선 김모 의원은 한껏 준비한 자료를 열심히 읽어 내려갔지만 막상 자신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 이어지는 시간에는 개인적인 용무로 회의장을 떠나 버렸다.

이밖에도 회의장에서 조는 모습은 거의 애교수준에 가깝다. 상식이하의 질문과 개념 없는 논리전개로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발목잡기와 고함지르기, 야유 보내기 등 시민들은 정녕 이런 사람들이 지역발전의 큰 과업을 이룰 것으로 믿고 표를 줬단 말인가.

말끝마다 지역 팔고, 시민 팔고, 포항을 파는 시의원들, 이제 제발 공부 좀 하고, 생각 좀 하면서 의정 활동에 임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부끄러워 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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