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해마다 바이러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상태바
해마다 바이러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7.02.16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복의 연례행사가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 대한민국은 가히 ‘바이러스 천국’이다.언제까지 바이러스 공포에 떨어야 하는가. 지난해 말 A형 독감 유행으로 병원마다 환자가 넘쳐났다. 그 때쯤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확산되면서 3000여 만 마리의 가금이 살처분 됐다. 사람도 동물도 해마다 바이러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이다.동물의 지능은 얼마나 될까.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는 사람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지 용케 알아낸다.

 

인간 다음으로 지능이 높은 동물은 코끼리, 돌고래, 침팬지, 개 등이 꼽힌다. 최근 원숭이와 개는 ‘사회성이 낮은 사람’을 외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교토대학 비교심리학 교수 제임스 앤더슨 연구팀은 최근 꼬리감는원숭이(Capuchin monkey)와 개를 동원한 실험을 통해 이들도 특정 인물의 반사회적 행동을 포착하는 능력과 이러한 인물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꼬리감는원숭이와 개가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불공정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기피하며 이들로부터 먹이를 받아먹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행동 양상은 인간 아기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앤더슨 박사는 “인간 아기 또한 어떤 인물의 반사회적 행동을 보면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곤 한다”고 전했다. 일부 과학자는 원숭이와 개의 지능이 사람 아이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올해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 대란이 발생한 지난 2010년에는 소와 돼지 35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당시 살처분에 나섰던 공무원과 축산농가는 동물을 살처분한 뒤 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겪었다. 특히 구제역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500m에서 3㎞ 이내에 있던 농가는 발생 농장에서 일정한 거리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쩔 수 없이 예방적 살처분을 했는데 이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 오랫동안 아침저녁으로 밥을 주고 정들여 키운 가축을 자신의 손으로 생매장해야 했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껴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급기야 강화에선 한우 40마리를 살처분한 여성 농민이 자살을 한 사건도 발생했다.

 

어느 생물학자는 서울 까치가 시골 까치보다 모든 면에서 ‘약골’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연한 얘기다. 소음 공해, 대기오염에 있어 서울과 시골은 비교가 안된다. 미국의 어느 의학자는 한 곳에 갇혀 사는 쥐는 스트레스가 쌓여 위궤양을 일으키며 암까지 발생한다고 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인 쥐끼리 싸움을 붙여 적당히 스트레스를 풀게하자 암에 걸이지 않았다. 

 

A4용지 한 장 크기도 되지 않는 케이지 속에서 옴짝달싹못하고 알을 낳는 닭. 현행축산법을 보면 알 낳는 닭을 기준으로 1마리의 최소 사육 면적은 A4용지(0.062㎡) 한 장도 되지 않는 0.05㎡다. 축산 당국이 양계농장을 일일이 조사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기준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수면주기를 짧게 하거나 강제 털갈이 등으로 계란 생산량을 늘리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 자라는 닭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내성도 극도로 약해져 AI(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이 유입되면 삽시간에 번지게 된다.

 

철제감금틀에 갇혀 출산을 반복하는 돼지, 평생 비좁은 축사안을 맴돌며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돼지 사육농가에서는 새끼를 낳는 어미돼지를 가로 60cm, 세로 210cm 정도의 ‘스톨’이라는 철제감금틀에 가둬놓고 인공수정과 출산을 반복한다. 운동능력이 퇴화해 풀어줘도 움직이지 못한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서로 공격하는 돼지는 앞니를 뽑아버리기도 한다. 

 

닭의 케이지 사육이나 돼지 스톨 사육은 유럽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금지된 사육방식이다. 보통 큰 우리에 풀어놓고 기르는 소 역시 축사밀집도면에서 나을게 없다. 이런 밀식 사육은 일단 전염병이 돌면 대규모 피해를 면키 어렵다. 올겨울 AI에 이어 구제역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살처분에만 의존하는 방역체계도 문제지만 거대한 공장처럼 운영되는 밀식 사육방식이 근본원인이다. 이미 도입된 ‘동물 복지 인증제도’실천이 시급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그토록 당하고도 정부의 ‘사후약방문’은 여전하다. 외양간을 고치기는 커녕 피해만 커지고 있다. 정부의 뒷북행정과 위기관리 한계는 변함이 없다.새삼 JF 케네디의 어록이 되뇌어 진다. ‘국가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물어보라’란 말이 있다.

 

나라가 정의롭지 못하면 국가의 정의를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면 정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또 누가 주인이고 이 나라가 정의로운 사회일까란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념,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탄핵정국 속에 반복되는 최순실, 고영태 뉴스에 국민들은 멀미난다고 이구동성이다.

 

오늘의 정국과 시대적 상황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정치, 경제, 사회, 안보 등 작금의 상황이 구한말과 같다. 임진왜란과 6·25동란 발발의 원인이 무엇일까. 전쟁도 바이러스도 혼란과 방심(放心)의 결과가 아니었던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