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아이들 놀이문화부터 찾아주자
상태바
아이들 놀이문화부터 찾아주자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7.02.02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치기, 공기놀이, 실뜨기, 오징어 놀이, 제기차기, 숨바꼭질, 말타기, 돈치기, 땅빼앗기, 딱지치기, 그림자놀이, 공기놀이, 깨끔질 싸움(닭싸움), 고누(고니)…

 

어린이들에게 이게 무슨 놀이냐고 물으면 아는 아이들이 있을까? 실제로 이런 놀이를 경험해 본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 이런 놀이를 하며 자란 세대들은 50대가 넘는 장년이나 노년층일 것이다. 학교가 없거나 있어도 돈이 없어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삶이요, 공부였다. 이런 놀이 추억을 간직한 세대들은 놀이에 이력이 나 있다. 공기놀이 하나만 보더라도 수집기, 기둥박기, 알낳기, 알박기, 알품기, 알까지, 내리기, 솥걸기, 불때기 등 무진장한 놀이문화와 그 재미를 누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놀이는 공부다. 그러나 요즈음 부모들은 아이들이 놀면 불안해 못 견딘다. ‘00는 영어학원에 다닌다는데…’, ‘00는 수학선행학습을 한다는데…’ 어쩌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에는 놀 친구가 없다. 혹 몇몇 친구와 잠깐 시간이 나면 놀이터와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숨바꼭질, 말 타기, 돈치기, 땅 빼앗기, 딱지치기… 같은 전래놀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놀이는 그냥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공부다. 놀이를 통해 용기와 인내심 자제력이나 쾌활함과 같은 성품을 기를 수 있는데… 규칙을 지키고 양보와 타협 그리고 우정을 쌓을 수 있는데… 놀이를 통해 인성교육을 하는데… 어린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데… 어른들은 노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 오늘날 아이들은 놀이문화를 빼앗기고 학원에서 학원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고 있다.

 

우리 고유의 달집태우기놀이가 멕시코 서해안에서 비슷한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공중파의 다큐 내용은 신기했다. 산악마을 아이들의 구슬치기와 말뚝박기놀이는 물론 태극·물결문양, 일부 언어도 유사했다. 신대륙 발견 전부터 한민족이 태평양 건너 멕시코와 교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문화의 유사성으로 인류의 이동경로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은 흥미로웠다.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시행하는 전통놀이로 윷놀이가 있다. 널뛰기는 고려시대 때부터 행해져 판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전래됐다. 연날리기는 연줄 끊기 등으로 경쟁했다. 농악놀이는 사물놀이패가 각 집을 방문해 꽹과리와 징 북 장구를 치면서 액운을 쫓아 한해의 무사평안을 기원했다. 절정은 보름날 달집놀이였다.

 

요즘 우리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최근 명절 때 집주변에서 목격한 장면은 웃지 못할 광경이었다. 아이들 5∼6명이 걸어가면서 한결같이 고개를 푹 숙이고 각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노는 방식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었다.

 

고유의 전통놀이가 사라져가고 있다. 명절이 돼도 가족과 친구끼리 어울려 놀이하기보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자유학기제 등 학교에서라도 우리놀이를 가르쳐서 풍부한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