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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동해안 침식, 정부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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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동해안 침식, 정부는 뒷짐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7.02.06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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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해안 침식 피해가 날로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국민들의 관광휴양지가 사라지고 있다.

 

동해안 해당 지자체에서는 침식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 2015년부터 해양수산부 산하에 동해안 침식방재 연구센터를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3년째 묵묵부답이다.

 

연구센터는 20년 가까이 지속되던 동해안의 해양 침식 피해 유형이 최근 수년간 강해지고 다변화, 종합적인 원인 분석과 모니터링, 예방사업을 펼칠 중앙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가 2015년 연구개발 사업으로 예산을 배정받겠다며 미래창조과학부 사업의 R&D사업에 넣었다가 우선순위에 밀려 탈락 후 지난해에는 일반 국비 사업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결국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드넓은 백사장에 파란바다가 어우러져 최고의 해양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동해안 해변들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지만 이처럼 정부는 예산 타령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해안 유명한 해변들이 수 년안에 원형이 사라져 더 이상 해양자원으로 가치를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돋이 장소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해변이 심각한 해안침식으로 인해 명성을 잃을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드넓은 백사장을 자랑했던 정동진 해변은 중간지점부터 거대한 모래 절벽이 만들어졌다.

 

해류와 파도로 인해 모래가 깎여나가면서 1~2m이상 깊이의 모래절벽이 수 백미터에 걸쳐 형성, 해변 중앙을 절단시키고 있는 것이다.

 

올겨울 정동진 해변은 주차장-모래시계 공원에 이르는 100여m의 산책로까지 해안침식으로 곳곳이 무너져 내려 관광객의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아졌다.

 

심지어 시멘트와 벽돌로 쌓은 방벽은 물론 목조데크로 만든 산책로 일부도 모래지반이 사라지면서 훼손되기도 했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원평해수욕장은 정동진 해변보다 연안침식이 더욱 심각하다. 모래가 깎이면서 백사장이 잘려나갔고 2m 깊이가 넘는 모래 절벽이 생겼다.

 

더구나 모래침식이 육지방향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안가 소나무숲까지 훼손됐고, 향후 인근 주거지까지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원평해수욕장은 모래침식을 막기 위해 수년간 대형포대로 제방을 쌓은 후 지난해만 1300㎥의 모래를 공급하는 양빈작업도 이뤄졌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고, 모래 침식만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다.

 

경포대와 안목해변 역시 연안침식으로 1~2m 깊이의 백사장이 단절되면서 모래 절벽이 발생한 것은 물론 소돌해변은 모래유실로 해안도로 일부구간이 붕괴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속초해변도 모래 유출이 가속되면서 모래사구가 점점 사라지자 수시로 양빈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지난해말 해변에 설치된 목재테크로 만든 산책로가 높은 파도에 피해를 입고 파손되기도 했다.

 

그 외 강원도 연안은 초도, 봉포, 영진, 월천 등 대다수 지역에서 모래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지역 역시 울진군 봉평리와 신포리 음금리 등 해안이 연안침식 심각지역으로 관리받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대부분의 해안에서 연안침식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전국 연안 2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안 침식 모니터링' 결과, 침식 우려 지역은 94곳으로 집계됐고, 침식심각 지역도 15곳에 달했다.

 

특히 동해안은 모니터링 대상지 88곳 중 67%인 59곳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의 침식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침식심각 지역 15곳 모두 동해안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청 산하 강원도환동해본부 역시 2013년 9월부터 1년간 강원도 고성군부터 삼척시 동해안 해안을 104곳을 대상으로 해안 침식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침식이 가장 심각한 D등급은 정동진과 원평 등 모두 21곳으로 확인됐다.

 

또 침·퇴적 변화가 우려되는 C등급 해안은 59곳 등으로 나타났다.

 

동해안의 침식현상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태풍·해일·파도강도 등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동해안 지역은 태백산맥과 연안사이 거리가 6~7㎞에 불과해 도시가 남북방향으로 길게 개발됐고, 특히 해변에 모래를 공급해주는 해안사구를 중심으로 해안도로와 주택·상업·관광지 등으로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모래공급원이 차단됐다.

 

여기에 제방과 방파제, 해안매립 등 해양인공구조물까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해류와 파도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모래가 심하게 깎이게 됐다.

 

또한 하천주변의 매립이나 댐과 보 등이 설치되면서 하천을 통해 해안으로 유입되는 모래량도 급격히 줄면서 동해안 연안침식이 심각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동해안 연안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와 강원도는 해안 침식을 늦추기 위해 약 9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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