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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이도종(掩耳盜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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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이도종(掩耳盜種)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7.02.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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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秦)나라의 재상 여불위(呂不韋)가 편찬한 ‘여씨춘추’에 엄이도종(掩耳盜種) 혹은 엄이도령(掩耳盜鈴) 이란 말이 있다. 귀를 가리고 종을 훔친다는 말이다. 도둑이 종을 훔칠 때 종이 너무 커서 지고 가기 편하게 하기 위해 종을 망치로 깨 부시는데, 소리가 크게 들려서 혹시 다른 사람이 들을까 봐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말이다.

 

자기가 나쁜 일을 하고도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의 잘못을 자기가 듣지 않으면 남들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탄핵 정국의 한 복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국회에 대고는 진실 된 사람 타령을 했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야 했는데, 진실을 덮고 국민들의 귀를 막아 버리려고 했다.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유진룡 전장관이 대통령한테 그렇게 하시면 안 되고 큰일 이 난다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었고 여측이심(如二心) 즉, 재임 때와 퇴임 후의 태도가 다르다고 했으며 자신은 전혀 모른다고 말한다. 지난 25일에는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상한 언론 매체의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인터뷰를 했다.

 

잘못된 인터뷰인 줄 알면서도 국민들은 혹시나 하고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탄핵 소추 서를 한 번이라도 읽어 봤는지 의심 가는 인터뷰였다.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촛불집회의 참여하는 사람들보다 2배나 많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춥고 눈보라가 치는 날씨에도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고 도 했다.

누구를 향해 한 말일까?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편파적이고 거짓을 이야기해도 괜찮은 자리란 말인가. 박근혜-최순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하나의 단어 자유민주주의 최순실은 특검이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했고 박근혜는 탄핵반대시위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시위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유린해서 지금과 같은 처지에 있는 두 사람의 입에서 마치 기획이라도 한 듯이 같은 날 자유민주주의를 말했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부끄러움이 없기로 말이다. 도대체 저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의 뜻은 무엇일까?

 

저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자유민주주의를 말하기에 혹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의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되기도 했다. 법은 있으나 유명무실하고 한 사람의 의사에 따라 움직이는 독재국가와는 달리 자유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다.

 

국회는 국민주권주의와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체제이다. 우리 헌법과 법을 유린한 박근혜-최순실이 자유민주의의 이런 의미를 알고나 저런 소리를 했을까? 알고도 저런 소리를 했다면 참으로 후안무치한 것이고 모르고 저런 소리를 했다면 자유민주주의의 뜻도 모르는 사람이 4년간이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모골이 송연하지 않은가? 혹, 난독증이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뜻 가운데, 앞부분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 하는 까지만 이해한 것은 아닐까싶다. 그러니 국정농단도 블랙리스트도 세월호 7시간도 개인의 자유이자 사생활의 권리 인데 왜들 야단이지 하고 생각하는 것인가 보다.

 

저들의 입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들으니 적반하장이라는 말 밖에는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자들의 입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 나오다니, 정말 부끄러움이라고 없는 것 같다.

 

박근혜-최순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일까? 일반국민이 생각하는 그 자유민주주의는 아닐 것 같고 그 둘이 제멋대로 자유롭게 대한민국을 농단할 수 있는 것을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탄핵반대집회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라고 했는가? 탄핵반대 집회에서는 공공연히 계엄령을 말하고 있고 탄핵이 인용되면 폭동이 일어 날 거라고도 말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부조리한 권력을 향해 사퇴하라 한다고 계엄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 한다고 보이는 건가? 새삼 알았다. 부조리한 권력을 비판 하면 계엄령을 선포해서 잠재우는 체제가 자유민주주의인 줄은.

 

그런 국가는 북한이 있다. 박근혜가 바라는 세상은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절대 존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인가 보다. 절대존엄 따위는 북한에나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일까? 저 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은 위안부를 부정하는 일본이 인권을 말하고 친일파가 애국을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저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을 했는데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을 보면 대한민국의 저력을 새삼 느낀다. 대통령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런 막중한 책임 있는 자리에 올랐으면 똑바로 잘해야 한다. 지금의 대통령이 잘 했다면 누가 탄핵을 하려고 하겠나? 다 자업자득이다. 정말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다면 이제 국민을 편하게 해줄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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