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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안은 곧 사회 불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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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안은 곧 사회 불안이다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7.02.20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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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자 서민들은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고 하소연이다.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내수 불안과 함께 대외악재까지 겹치며 소비위축은 날로 심각해져 선순환 경제의 톱니바퀴는 삐걱되고 있다.


경기는 내리막인데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저성장, 고물가’ 현상이 고착되기 전에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상황을 이대로 방치하면 정국불안과 겹쳐 사회불안이 확대될 수 있어 걱정이다.


정부는 환율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변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서민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가장 큰 요인은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으로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 부실 늑장 대처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대비 8.5%나 증가했다고 한다. AI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달걀값이 전년대비 61.9% 급등했고,닭고기 값도 덩달아 올랐다.


구제역이 발생하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전월대비 육류 가격은 9~15.6% 이상 비싸졌다. 수산물과 배추,무,당근 등 채소값도 100% 이상 뛰었다. 여기에 국제유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교통비와 공산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나 높아져 체감경기는 최악을 치닫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게이트와 김영란법이 소비 심리를 압박하고,AI와 구제역은 심리적 한계선까지 무너뜨리고 있어 이를 해결할 조치가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유례없는 다중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대외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마저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한다.국책은행과 학계,경제연구단체들이 일제히 경고성발언을 쏟아내지만 정부대책은 늘 뒷전이다. 물가상승을 막고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들의 민생을 챙길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저금리로 시중 돈이 많이 풀려도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통화승수(평잔·원계열 기준)는 2015년 18.01에서 지난해 17.04로 떨어졌다. 본원통화를 시중통화량(M2)으로 나눠 계산하는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화폐 1원을 발행했을 때 몇 배의 통화량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나라의 통화승수는 지난 2010년까지 24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 12월 16.83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시중 통화량이 얼마나 경제활동에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유통속도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우리나라의 통화유통속도(GDP/M2)는 0.7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란 것이다.


통화유통속도는 2010년 0.77 수준에서 2015년 0.7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에는 0.6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0.7대가 깨졌다.통화승수와 통화유통속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점점 실효성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실제로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1.25%까지 떨어졌지만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단기성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시중에 풀린 통화(M2)는 2342조6213억원에 달한다는 한국은행의 발표다.


이 중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의 통화가 크게 늘었다. 자료에 따르면 요구불예금(2015년 181조9000억원→2016년 210조9000억원)은 15.94%, 수시출식 저축성예금(450조2000억원→497조8000억원)은 10.57%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58조2000억원→61조3000억원)는 5.33%, 종합자산관리계좌(CMA·43조8000억원→45조7000억원)는 4.34%씩 증가했다.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도 돈이 잘 돌지 않는 것은 각종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신호다.트럼프 노믹스와 각국의 보호주의 회귀 경향,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고 국내에서도 탄핵과 기업 구조조정 등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금리 자체는 시장에서 바라는 수준으로 낮아졌고 은행들도 그만큼 대출을 많이 늘렸지만 실물경제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계와 기업이 심리적 위축 상태에서 벗어나 소비·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반드시 정부가 각종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앞장서야만 한다.


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너무 높아져 소비할 여력이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경제의 불안은 곧 사회적 불안을 의미한다, 각종 불안속에 살고 있는 서민들을 챙길 민생위주의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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