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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인’ 가장 믿을 수 없는 직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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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인’ 가장 믿을 수 없는 직업군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7.03.30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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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정치인, 의사, 교사, 공무원이 빠지면 누구부터 구해야 할까”에 대해 예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사나 교사를 우선 구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정치인, 공무원 순으로 구해야 한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정치인과 공무원이 오염이 심해 바다가 오염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유머시리즈로 떠도는 말이고 보면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 할수록 “맞는 말”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한국인들은 교육자를 가장 신뢰하는 반면 정치인을 가장 믿을 수 없는 직업군으로 여기는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6∼8월 전국 19세 이상 5128명을 대상으로 정치인, 고위공직자, 경제인, 법조인, 언론인, 교육자, 종교인 등 7대 직업군에 대한 신뢰도를 5점 척도(매우 높다 5점·매우 낮다 1점)로 점수화해 1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교사·교수 등 교육자가 평균 3.0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이어 종교인 2.77점, 언론인 2.70점, 판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 2.63점, 기업인과 최고경영자(CEO) 등 경제인 2.55점, 고위공직자 2.22점, 정치인 1.89점 순이었다.

2006년 같은 조사 때의 신뢰도 점수는 교육자 3.31점, 종교인 3.20점, 법조인 3.02점, 언론인 3.00점, 경제인 2.78점, 고위공직자 2.18점, 정치인 1.83점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신뢰도 순위는 법조인과 언론인만 뒤바뀌고 나머지는 같다. 교육자, 종교인, 법조인, 언론인, 경제인의 신뢰도가 10년 새 떨어진 반면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점수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가장 높은 점수순위를 보면 교육자가 1위, 종교인 2위, 언론인 3위, 법조인 4위, 경제인 5위 순위다. 결론적으로 그동안 대한민국의 역사는 3류 그룹이 1류 그룹인 국민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자조 섞인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결과 탄핵은 인용됐고 때는 바야흐로 오는 5월 대선을 향해 정치시즌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할 정치인이 국민으로부터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하니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다 정치인은 우리 국민으로부터 믿지 못한 직업군이 되었을까?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서, 아니면 말을 자주 바꿔 신념이 없어 보여서, 그것도 아니라면 4년간의 자리보존을 위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철새 행보를 해서, 아니면 호위무사처럼 한 사람만을 죽도록 충성해서? 어찌 됐든 “내가 없으면 안 된다, 우리 지역에 무엇을 해 주겠다, 미래에 무엇을 하겠다.” 이런 미사여구와 텅 빈 공약들 것들을 이제는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해도 정치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어떻게 하면 불신의 정치인이 우리나라 직업군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신뢰란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손익(損益)의 관점에서 볼 때는 이익보다는 많은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을 선택하겠다는 일관된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는 힘이 사라질 때 불신을 받게 된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릴 수 있는 힘은 역시 공부하는 데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공부해야 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공부를 통해 국민이 정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미래를 발견해야 한다.

아직도 1인 보스 중심의 정치행태를 지속하다가는 내년의 설문에서도 또 꼴찌를 할지 모르겠다. 아젠다와 사안별로 모여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어야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선수(選手) 중심의 보스나 권력 중심의의 계파 조직으로는 미래의 파고를 넘기는커녕 밀려오는 파고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 또한 3선 연임에 제한을 둬야 한다. 3선이면 현 제도로는 12년이다. 3선 연임이 가능하다고 볼 때 12년이면 시작할 때와 끝날 때의 세상은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많이 변해있을 것이다. 선출직의 경우 기간이 정해져 있어야 그 기간 내에 능력을 발휘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능력 있고 준비된 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가 한 사람의 일자리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제 기능을 다 할 것이고, 대한민국 미래의 성장과 발전을 기대해 볼 만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3선으로 묶어놓고 국회의원만 무제한 출마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기존 기득권 세력의 밥그릇 챙기기와 무엇이 다를 바가 있겠는가. 인공지능 시대에 선수가 높다고 반드시 많은 지식과 지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느냐, 다양한 삶 속에서 국민의 삶을 들여다보고 정책을 수립하느냐 하는 열정과 신념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의원의 기본적인 역할인 입법 기능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본질에는 충실하지 않은 채 권력만을 탐한다면 국민은 또 탄핵이라는 기본권을 들고 일어나게 될 것이다.

춘추전국 시대에 공자는 제자들을 데리고 여러나라를 순회한다. 초(楚)나라에 엽공(葉公)이 다스리는 지역에 들렸다. 엽공은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하면 백성을 잘 다스릴수 있느냐고 했다. 공자가 대답하기를 '근자열 원자래 (近者悅 遠者來)'라고 하였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기쁘게하고 멀리 있는사람은 찾아오게 하는 것이(정치)라고 했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근자배이 원자이원(近者背利 遠者離遠)' 하고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배신하거나 이익만을 챙기고 멀리 있는 사람들은 더멀리 떠나게 한다. 이것이 우리정치의 자화상이다.

같은 대통령제를 하면서도 미국과 우리의 정치현실은 왜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세계적인 권력자라 할수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시민으로 돌아가는데 63%가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퇴임했다.언제쯤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라는 직업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할까 그날은 언제쯤일까. 그런데도 우리는 대통령제를 유지해야 한다. 내각제로 개헌해야 한다. 사람탓은 안하고 제도 탓만하고 있다.공부도 못하는 학생이 연필 탓만하는 식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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