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새해에는 진정한 어른을 보고 싶다
상태바
새해에는 진정한 어른을 보고 싶다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9.01.21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한 해가 또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와 새로운 기해년이 시작되고 있다.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이 나이를 한살 더 먹는 가운데 적어도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우대를 받을 수도 없듯이 평등하다.

부와 권력, 존귀와 비천 그 어디에 처하더라도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데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것은 한살 더 어른이 되면서 그 만큼 언행도 신중해 지면서 생각도 깊어진다. 수치상으로는 연령이 한살 많아지는 것이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보다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좀 더 어른스러워지고 어른답게 되는 것이다. 만약 어린 나이라면 조금 더 철이 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어릴 적 듣던 말 중에 ‘나잇값을 못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해서 그 값어치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무조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다운 어른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나이가 많다고 해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높은 지위에 오르고 사람들을 거느리게 되면 어른이 되는 걸까?고대 철학자인 맹자도 진정한 어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의 저서인 <맹자>를 보면 어른, 즉 대인(大人)에 대해 유난히 많은 정의를 내리고 있어 지금 각 분야에서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사회에 시사 하는바가 크다.

아마 그 시대에도 오늘날처럼 어른답지 못한 어른, 단지 나이만 많은 어른들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백성들을 이끌어야 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어른답지 못함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는 현실에서 진정한 어른상이 그립기만 하다. <맹자> ‘이루하(離婁下)’를 보면 “대인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대인자 불실기적자지심자야)”라고 실려 있다.

여기서도 대인이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어른다운 어른을 말한다. 어른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린아이의 거짓 없음, 순수함, 한결같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아는 바가 적고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다. 단지 체격이 커지고, 지식이 많아지고, 이해타산이 빨라지고, 술수에 능해졌다고 해서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각 분야의 어른이라는 분(?)들은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 예술, 체육 등 각 분야에서 그들의 행동은 순수함을 잃은 지 오래다. 툭하면 남을 비방하면서 민생을 돌보지 않고 당리당락에 함몰 되 싸움질이나 하는 정치권,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사법농단 사건, 체육계의 성폭행 및 폭행사건, 지방자치의 민의를 대변하는 기초원들의 일탈, 욕심만으로 가득 찬 졸부들의 직원 폭행 등은 지금 우리사회에서 맹자가 이야기 하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맹자는 하늘로부터 받은 선한 마음을 어린아이 때와 같이 잘 보존하고 있는 사람을 진정한 어른이라고 봤다.역시 ‘이루하’에서는 “예가 아닌 예와 의가 아닌 의를 대인은 하지 않는다(非禮之禮 非義之義 大人弗爲·비례지례 비의지의 대인불위)”라고 했다. 대인은 예의를 행하는 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것이다. 바로 솔직함이다. 속마음은 전혀 다르면서 겉으로만 예의를 꾸미고 갖추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또한 “대인은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고, 행위를 할 때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으며, 오직 의만 따를 뿐이다(大人者言不必信 行不必果 惟義所在·대인자언불필신 행불필과 유의소재)”라고 실려 있다. 대인은 자신의 말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이 말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고, 오직 의로운 길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맹자> ‘진심상(盡心上)’에서의 대인은 ‘스스로를 바르게 함으로써 만물을 바르게 하는 사람’이며, 대인의 일은 ‘인에 머물고 의를 따르는 것’이다.  대인이 스스로를 바르게 할 때 주위의 모든 것들이 바름을 얻게 되고, 그 방법은 인과 의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만약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스스로 바르게 솔선수범함으로써 아랫사람들이 따르도록 본을 보이는 것이다.이상과 같이 맹자에 실려 있는 대인을 한마디로 집약한 것이 바로 맹자가 말했던 ‘대장부(大丈夫)의 길(道)’이다.‘천하의 가장 넓은 집에 살고, 천하의 가장 올바른 위치에 서 있으며, 천하의 가장 큰길을 걸어,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걷는다.

부귀함도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함도 뜻을 바꾸지 못하며, 위험도 뜻을 굽히지 못하니, 이래야 대장부라고 할 수 있다.’새롭게 맞은 기해년은 우리 사회에 대장부들이 많이 나와 어지러운 사회에 백성들이 믿고 따 룰 수 있는 황금돼지의 해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단지 물질적인 풍요뿐만이 아니라 진정한 어른들이 백성들의 손을 잡고 앞장서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대한민국이 발전해 나가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진정한 어른을 보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