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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대응 정부.지자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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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대응 정부.지자체 따로 없다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5.1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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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부터 늦여름까지 지독한 가뭄과 무더위에 시달리더니 11월에는 때아닌 가을장마와 최근 강원 동해안을 연일 덮치고 있는 너울성 파도로 인해 농.어민들의 마음은 울상이다.
해당지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와 예방에 대해서 열악한 예산으로는 대책을 세우기 힘들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지원에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어 자치단체와 피해 주민들로 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최근 강원 영동지역은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충남 서해안 가뭄지역 농가들은 비는 반갑지만 겨울작물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강원 동해안 어민들은 자주 발생하는 너울성 파도로 조업일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바닷가 지역에는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이상기후로 인한 제2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신속한 지원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에 입력된 동해 먼바다 파고부이(동해시와 직선거리 70㎞)의 2014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파도 높이를 분석한 결과 3m 이상의 높은 파도가 관측된 날은 173일에 달했다. 이틀에 한 번은 동해상에 높고 큰 물결이 일어 어민들은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어민소득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너울성 파도가 속초와 양양, 강릉 해안을 덮쳐 큰 피해를 입혔던 지난달 26일과 27일에는 파고부이에 13.3m에 달하는 집채만 한 파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특히 동해 먼바다에 3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친 날을 월별로 분석해보면 11월부터 2월까지 97일에 달해 1년간 높은 파도가 관측된 날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했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거의 매일 높은 파도가 일고 언제든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수 있어 정부와 자치단체가 피해예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하루 속히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너울성 파도는 먼 바다의 풍랑이 해안에 전해지는 것으로 맑은 날에도 발생할 수 있어 예측이 어려운 실정으로 적절한 방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연구가 미비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기상청은 11월 기상특성 자료를 통해 11월 한달 강수일수는 14.9일로 평년의 두배를 넘어 1973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수량 역시 127.8㎜로 평년(46.7㎜)의 세배에 가까웠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영동지역 강수량은 404.2㎜로 평년(79.2㎜)보다 5배 이상, 영서지역도 11월 강수량이 120.9㎜로 평년(42.2㎜)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철없는 가을장마로 11월 한달 동안 속초 459.9㎜, 강릉 348.4㎜, 동해 251.7㎜, 춘천 142.1㎜, 홍천 116.8㎜ 등 5개 시·군은 관측 이래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수일수도 대관령 20일, 강릉·태백·인제 19일, 춘천 16일 등이었다.
특히 강릉지역의 11월 한달 강수량은 1912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속 강수일수도 9일(6~14일)로 관측 이래 가장 길었다. 여기다 이상고온 현상도 겹쳤다. 11월1~20일 평균기온은 영서지역이 10.1℃로 평년(6.0℃)보다 4.1도나 높았고 영동지역도 11.4℃로 평년(10.1℃)보다 1.3℃ 높았다.
이 같은 고온다습한 날씨로 건조 중인 곶감에 곰팡이가 생기고 썩어 곶감 1300접(1접 100개)이 폐기됐고, 딸기와 시금치 등 영동지역 시설작목이 생장장해나 당도 저하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봄 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지역에서는 11월 들어 비·눈이 잦아지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댐과 저수지의 저수율 감소폭을 둔화시켰지만 겨울작물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대전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11월 충남지역 강수량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가뭄이 심한 서북부 8개 시·군의 경우 홍성 174㎜ 등 150㎜ 안팎의 비가 내렸다.
11월 26~27일에는 서천 22㎝ 등 대부분 지역에 10㎝가 넘는 폭설이 몰아치기도 했다. 1973년 기상관측 이래 11월 강수량으로는 최고치를 보이면서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충남 서북부지역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대표적 식수원인 보령댐 수위는 9월14일 60m에서 한달 뒤 58.49m로 낮아진 뒤 11월30일 58.66m로 소폭 올랐다. 18.9%까지 떨어졌던 저수율도 11월30일 현재 21.8%로 약간 회복했다. ‘가을장마’가 가뭄에 위안이 된 셈이다.
하지만 시설농가들은 때아닌 가을장마로 하우스작물에서 생육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농작업을 갈무리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이 많아 하우스에 심은 토마토의 생육이 저조해 출하시기가 늦어지고 습도가 높아 병해충 발생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전·충남지역의 11월 평년 일조시간은 126시간, 습도는 73%였지만 부여군의 경우 일조시간은 56.1시간에 그치고 습도는 88%에 달하고 있다. 금산지역의 인삼농가들은 요즘 한창 씨앗이나 묘삼을 심어야 하는데 땅이 질어 두둑성형을 못해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인삼 지상부의 시든 줄기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빗물을 타고 병균이 뇌두에 침입, 잿빛곰팡이병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에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예측하기 힘든 피해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이상기후에 따른 협의체제를 한층 더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 하고 피해 발생시 신속한 대응으로 국가가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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