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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탐탐
  •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 승인 2019.08.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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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전국매일신문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대한민국이 처해진 현주소를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호시탐탐(虎視眈眈)이란 단어보다 적절한 단어는 없을 듯하다. 요즘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정세를 살펴보면 호시탐탐은 우리에게 위기로 닥쳐올 수 있지만 기회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북미협상의 유리한 고지 확보와 우리나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 등을 염두 해 두고 호시탐탐 도발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개인적인 피해보상은 뒷전으로 하고 우리를 압박하려고 하는 수출규제조치를 통한 경제보복은 적반하장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 또한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리는 일본의 속셈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러시아와 중국 전투기의 영공 침범 등은 주변의 나라들이 모두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에게 먹잇감이 될 수는 없다. 오랜 우방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은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틈타 방위비 증액 등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방위비 증액 카드를 언제 제시할지 호시탐탐 노리고도 있는 상황이다.
 
또 외국의 자본은 한국의 우량 기업들을 먹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이처럼 호시탐탐 노리는 주변국들로부터 마치 포위돼 사면초가에 놓인 것 같은 형국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황 위축될 것이 아니라 <주역>에 실린 호시탐탐의 원래 뜻을 되새겨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호시탐탐’은 원래는 호랑이가 노려보는 것처럼 위엄이 있다는 뜻이었는데, 후에 남을 공격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형세를 살피며 기회를 엿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호시탐탐은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잇감을 노려본다’는 뜻으로 그리 긍정적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다.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게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호시탐탐은 <주역>에서 연유된 말인데, 원래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호시탐탐이 나오는 <주역>의 27번째 ‘산뢰이(山雷이)’ 괘를 살보자.산뢰이 괘에서 산(山)은 말 그대로 산이며 뢰(雷)는 우레를 말한다. 산 밑에 우레가 있는 형상이다. 우레는 원래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을 놀라게 한다.

하지만 이 괘에서는 산 밑에 우레가 있어서 그 소리가 많이 제어될 수 있다. 이 현상을 보고 군자는 자신의 언행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는 가르침을 얻는다. 이(이)는 턱을 말하는데 기른다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턱이 음식물을 잘 씹어 소화를 시키듯이 사람을 잘 길러서 세상에서 큰 뜻을 이루라는 뜻이다. 괘의 의미를 종합해보면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세상 만물의 이치를 잘 보고 새겨서 자신을 길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호시탐탐은 이 괘의 네번째 효사(爻辭)에 있는데, 그 전문은 이렇다.“거꾸로 길러지는 것이 길하다. 호랑이가 먹이를 노려보듯이 원하는 것을 끝까지 쫓아가면 허물이 없다(顚이吉 虎視眈眈 其欲逐逐 无咎·전이길 호시탐탐 기욕축축 무구).”여기서 거꾸로 길러지는 것은 아랫사람으로부터 윗사람이 배움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겸손하게 자신을 굽혀서 받고, 배움을 받은 다음에는 그 길러진 힘으로 아랫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그럴 때 당연히 아랫사람도 윗사람을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이처럼 상하가 서로 조화롭게 협력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은 <주역>에서 말하는 음양의 조화다. 이렇게 될 때 매사가 길하게 되고 천하가 평안해진다.그다음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호시탐탐은 그것을 위한 자세를 말한다. 호랑이는 사냥할 짐승을 보면 쉽게 놓치지 않는다. 그 비결이 바로 노려보는 것에 있다. 호랑이는 먼저 목표물을 발견하면 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다가선다. 그다음 시선으로 압도한다. 먹잇감이 되는 동물들은 호랑이 앞에 서면 그 시선에 압도돼 전혀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다.이것은 큰 뜻을 품은 사람이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마치 호랑이가 먹이를 사냥하는 것처럼 자신의 꿈과 목표에 시선을 두고 사라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 성공에 만족하여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감으로써 뜻을 이루게 된다.호시탐탐은 호랑이 앞에 놓인 토끼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호랑이의 시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것이다. 물론 당장 눈앞의 형편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대처해나간다면 반드시 길은 열리게 된다.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염두에 두고 이해타산에 열중하며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면 앞날은 더욱 암담해진다. 이해와 포용, 그리고 배려의 정신으로 모든 국민, 모든 계층과 분야가 한마음이 될 때 이 난관을 헤쳐나 갈 수 있다. 주변국들의 호시탐탐속에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꾸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자.
  

속초/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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