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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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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사명
  • 전범권 북부지방산림청장
  • 승인 2018.05.1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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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회담에서 두 정상은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기념할 행사에 쓰일 만큼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의미가 큰 나무이다.

 

우리나라 산림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기도 하는 중요한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나무재선충병이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후 벌써 30년이 지났다. 재선충병 피해규모는 2013년 전국에 218만 본의 감염목이 발생하며 피해가 정점에 달했으나 범정부적인 노력으로 2015년 137만본, 2017년 66만 본으로 줄어 감소추세에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피해 발생 현황을 분석하여 방제전략을 수립하고, 늦가을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피해고사목을 완전제거 해야 한다. 하지만 방제를 아무리 잘해도 감염목 1본을 놓칠 경우 그 나무에서 100마리 이상의 매개충이 우화하여 새로운 나무를 감염시켜 방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고사목만 벌채하여 약품처리 후 밀봉하는 훈증방제를 하였다. 이런 방식은 피해를 줄이는데 큰 효과가 없었다. 훈증더미가 훼손되면 매개충이 재산란 하는 서식처가 될 수도 있고,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감염된 나무를 이동할 우려도 있다. 감염목 주변에는 병징이 눈에 띄지 않는 잠재감염목이 있어 매년 피해가 반복되기도 한다. 그래서 감염목 주변 20미터 내외에 있는 나무도 함께 벌채하여 잠재감염목을 제거한다. 벌채한 나무는 파쇄하여 매개충 산란처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파쇄 산물은 축산농가에 공급하거나 펠릿 또는 친환경 보드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재선충병 예방을 위한 방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예방나무주사, 매개충 살충제나무주사, 항공지상살포, 송진추출법, 재선충병에 저항성을 갖는 품종개발 등 국립산림과학원이나 산림연구기관, 학계 등 각 분야에서 효과적인 방제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람도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독감 예방주사를 맞듯이, 재선충병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나무주사를 하여 재선충의 침입을 차단하고 매개충 개체를 줄여서 감염을 사전에 막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방제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많이 있다.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의 구조를 혼효림으로 개선하여 산림의 건강성을 증진시키고, 매개충의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적 방제방법 등 자연 치유력을 높여야 한다. 벌채한 나무는 다양한 재활용 방법을 찾아 수십 년을 애써 키운 아름드리 나무를 가치 있게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필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국민의 관심다. 생활권 주변에서 소나무잣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발견하면 산림청 대표전화 1588-3249 또는 가까운 국유림관리소나 시군 산림부서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나무를 즉시 제거하여 조기에 방제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의 선조가 물려준 숲을 잘 가꾸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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