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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산불, 우리의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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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산불, 우리의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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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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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진 강원 정선국유림관리소장

일본의 수탈과 한국 전쟁은 우리나라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특히 무분별한 나무베기로 인한 산림의 파괴는 심각했다. 전쟁 직후 우리의 산림은 대부분이 풀 한포기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말 그대로 벌거숭이 산이었다.

각고의 노력으로 황토빛 민둥산은 빠른 기간에 푸르름을 되찾았다. 1982년 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공적인 산림녹화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의 산림과 산림을 가꾸기 위한 노력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산불이다.

지난 봄 미시령터널 부근의 변압기 폭발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속초까지 빠르게 번졌다. 산불의 확산 속도만큼이나 산불로 인한 피해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산림청, 소방청, 국방부 등 진화 장비 500여대, 인력 3,000여명을 투입하여 신속히 대응하였다.

하지만 단 이틀의 산불은 인명피해(사망1, 부상1)를 비롯해 산림 1,757ha, 주택 401채, 축산시설 925곳, 건물 100동, 농업기계 241대 등이 불타고 주민 722명이 대피하는 심각한 피해를 가져왔다.

산불은 다른 화재에 비해 진화가 힘들다. 산은 지형이 험준하여 진화 인력과 장비의 접근이 어렵고 진화에 필요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낙엽, 마른 가지 등과 같이 산불의 연료가 되는 유기물이 많기 때문에 한 번 붙은 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산불은 일단 발생하면 그 피해가 크고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산불은 논두렁 태우기, 성묘객이 피운 향초, 산림에서의 흡연, 취사 등의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은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 산림 내에서의 금지행위 등을 단속함으로써 산불 예방에 노력하고 있지만 규제와 단속은 산불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산불은 전 국민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 담배꽁초, 캠핑 후 남겨진 작은 불씨와 같은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일 때 산불은 예방할 수 있다.

지난 70년은 우리 산을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동네 뒷산의 푸르름에서 지금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의 70년, 100년은 푸르고 아름다운 숲을 보전하는 시간이다. 산불로부터 우리의 산, 그리고 그 속의 다양한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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