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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과 119소방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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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과 119소방대원
  • 양광호 경기 성남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경
  • 승인 2018.05.1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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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성경 누가복음에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강도를 만난 사람이 있었으나 제사장을 비롯한 당시 사회의 지도층인 인사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못 본체 지나치고 사회적으로 냉대를 받던 사마리아인이 그를 구하고 치료했던 착한장면이 있다.


예수그리스도는 “너희도 이와 같이 행하라”는 당부로 이 부분의 설교는 마무리되는데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구절이다.


수십 년 동안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현장에서 잔뼈가 굵어 온 소방대원의 입장에서 이 부분이 특별히 생각나게 되는 것은 자칫 잃을 뻔 했던 생명을 극적으로 구했을 때에 느끼는 희열과 감동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하지만 1분 1초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미력했던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곱씹으며 돌아섰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119소방대가 대체로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발생을 인지하는 수단은 대부분 시민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재난현장을 목격한 최초 신고자가 소방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응급조치를 성공적으로 한다면 피해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재난현장에서 발생한 환자에 대해 기초적인 응급처치만 해준다면 사고를 당한 사람의 소생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가느다란 누군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생명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누구나 그런 현장을 발견하면 119로 전화를 할 것이고, 소방대원은 체증이 심한 거리를 비집고 달려갈 것이다.
ICT기술의 발달로 개인용 휴대전화기가 흔한 지금의 시대는 어느 구석진 곳에 있어도 간단하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는 완벽하게 갖춰진 셈이다.


신고 체계상으로 재난현장과 119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첨단시대이지만, 119차량이 현장으로 도달하는 과정은 너무도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우리 주변에서 사고가 발생해 위태로운 생명이 있을 때 119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목격시민 스스로가 최소한의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면 소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소방관서에서는 CPR(심폐소생술) 교육장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인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을 만들기 위한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에 시민 스스로 참여하고 학교와 직장, 그리고 지역사회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19소방대원의 힘만으로는 안전하고 쾌적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조그마한 참여와 119가 합쳐진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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