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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기극' 일벌백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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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기극' 일벌백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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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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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 제작 PD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관련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안 PD와 김 CP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안 PD에 대해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본 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명 부장판사는 김 CP에 대해서도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투표 조작 의혹에 함께 연루된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에 대해서는 주거나 가족관계, 범행경위, 피해자의 지위와 관여 정도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안 PD 등은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등)를 받는다. 이를 수사해온 경찰은 그간 제작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제작진과 특정 기획사가 순위 조작에 공모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 해도 이미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 경찰은 제작사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제작진과 특정 기획사가 공모해 순위를 조작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런 행태는 아이돌이라는 인생목표를 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오랜 시간 구슬땀을 흘려온 젊은이들의 소중한 꿈을 짓밟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사안은 대기업 계열사(CJ ENM)가 운영하는 방송에서 버젓이 자행됐기에 심각성을 더한다. '국민'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국민을 속여왔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안 좋다. 시청자들 손으로 아이돌을 뽑아 데뷔시킨다는 '국민 프로듀서' 개념을 앞세워 참여를 유도하고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가족, 친구들과 TV 앞에 모여앉아 비슷한 또래 출연자를 응원하고 떨리는 손으로 문자투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느꼈을 배신감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 '슈퍼스타K' 시절부터 100원짜리 문자투표 한 번으로 흙 속의 진주를 슈퍼스타로 만들 수 있다는 짜릿함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해온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엠넷은 안 PD 등의 영장 청구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큰 상처를 받은 시청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미흡하다. 특히 제작 시스템이나 관리·감독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더더욱 실망스럽다. 엠넷은 "자체적으로는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거나 "제작진 일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고 하는 등 문제를 일부의 일탈로 돌리기에 급급해하는 인상마저 남겼다. 투표 관리 업체가 한 곳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오디션 프로에서도 투표 조작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특정 기업뿐 아니라 오디션 장르 자체가 큰 위기를 맞은 셈이다. 취업과 결혼 등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어려워진 요즘 젊은이들에게 공정성은 최대 화두다. 기회균등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크게 반발하고 분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물며 가장 선망하는 대상 가운데 하나인 아이돌을 뽑는 데 신뢰와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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