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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안보태세 철저히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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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안보태세 철저히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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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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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이 이미 17일 평양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싱가포르 보도채널인 채널뉴스아시아는 19일 고위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외에 추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도 이들 4명의 용의자들이 범행 4일 만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중국보는 이들이 일부러 3개국을 옮겨다니며 4일 만에 평양에 도착하는 긴 우회노선을 택했다며 말레이시아 경찰의 조사를 혼란스럽게 해 시간을 늦춰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앞서 검거된 리정철(46) 외에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을 추가로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은 1월 31일부터 2월 7일 사이 각자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후 범행 당일인 13일 모두 수속을 받고 출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이 어느 곳으로 출국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인터폴 및 관련 국가들과 협력해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9일 사건 발생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신원이 확인된 이 사건 용의자 5명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발표했다. 이틀 전 현지에서 검거된 리정철 이외에 나머지 4명은 사건 당일인 13일 말레이시아를 떠났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아니지만 사건에 연루된 다른 북한인 3명도 추적 중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경찰청 부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배후를 북한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답했다. 북한을 배후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남의 구체적 사인은 독성검사가 끝나야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 인도 문제와 관련, "유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1970년생인 리정철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말레이시아 신분증 'i-Kad'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파견노동자 신분임에도 아내 및 자녀 둘과 생활해 왔다. 그래서 일반 노동자가 아닌 '특수한' 신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는 약학을 전공한 약물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성물질이 사용된 이번 사건과 관련성이 더욱 커 보인다. 앞서 쿠알라룸푸르공항 폐쇄회로(CC)TV에 범행 가담 모습이 찍힌 여성 2명이 체포됐는데 이들은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 다른 나라 여성 2명을 동원해 범행한 '청부 살인극'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사건 배후에 북한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는데도 북한 당국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말레이시아 현지 공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17일 밤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 앞에 갑자기 나타나 말레이시아 당국의 부검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정치적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이용해 북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검 결과의 신뢰성을 훼손시키고 북한의 배후 의혹을 희석해 보려는 의도가 뻔해 보인다. 정부는 이날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여서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북한의 방해 공작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엄정한 수사로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외교당국도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때까지 관련국들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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