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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중적 행태 간과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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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중적 행태 간과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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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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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갑자기 북한산 석탄 전면 수입 중지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놨다. 이를 두고 중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고 '친중파'로 알려진 김정남 피살까지 겹치면서 중국이 북한에 최고 수위의 강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그나마 석탄 수출이 북한의 주요 수입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중국이 '북한에 석유 공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까지는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추이 변화에 따라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한이 북미 회담만을 고집하며 불참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대북 석유공급 중단 조치를 단행해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유도한 바 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를 무시한 채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중국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대북 석유공급 중단카드 사용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 추가 대북제재로 중국은 자국 내에 산재한 북한 식당 영업중단, 그리고 북중 접경에서의 밀무역 중단 조치도 꺼내들 수 있어 보인다.


북한이 지난 12일 중거리 미사일 도발을 자행하자 중국은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긴급뉴스로 타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위"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침묵을 지켰다. 중요한 사안이 생기면 곧바로 논평을 내놓던 관행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익어가던 상황에서 터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이 대북 제재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우회적으로 비틀면서 은근히 북한을 두둔해 왔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도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 상황에서 터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중국의 입장을 상당히 난처하게 했을 수 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제 중국의 말도 잘 듣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전통적으로 위신을 중시하는 중국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량은 2250만t이다. 북한이 1990년대 대중 석탄 수출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대중 석탄 수출을 통해 북한이 지난해 벌어들인 돈은  11억8000만달러(약 1조3570억원)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90%이고, 대중 수출의 40%가 석탄이다. 대중 석탄 수출이 전체 수출의 3분 1 이상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북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조치만 보고 중국이 대북 강경기조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서둘지 마라고 요구했다. 왕이는 사드 보복 조치들에 대해서도 자국 정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발뺌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정남 피살 사흘 뒤인 16일 "중국과 북한은 우호적인 이웃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이 북한 문제에 이중적 행태를 보여왔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겉으로는 석탄 금수를 했다고 하면서 국경 밀무역 등을 통해 북한의 숨통을 틔워 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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