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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메세지 던진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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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메세지 던진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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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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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올림픽 데뷔전은 대패로 끝이 났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0-8(0-3 0-3 0-2)로 졌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한국 23명, 북한 12명)의 역사적인 데뷔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역사의 현장을 찾았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함께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단일팀의 첫 경기를 함께 응원했다. 붉은 유니폼을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의 존재는 관중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100명 규모의 북한 응원단은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 '옹헤야', '반갑습니다'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관동하키센터는 단일팀 선수들이 링크에 들어서자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열렬한 응원과 높은 관심이 선수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뜩이나 스위스는 우리보다 전력이 크게 앞선 팀이었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스위스는 세계 6위의 강호다. 세계 22위 한국과 25위 북한으로 이뤄진 단일팀은 시종일관 위축된 경기 내용으로 객관적인 전력 차이 이상의 대패를 당했다. 단일팀은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 12명이 단일팀에 합류한 지 16일 만에 올림픽 첫 경기를 치렀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 김은향(이상 공격수), 황충금(수비수) 등 2∼4라인에 북한 선수 1명씩을 기용했다. 단일팀은 남과 북의 경계를 뛰어넘어 하나가 됐으나 실력의 벽은 넘지 못했다. 주요 외신들도 남북 단일팀 경기의 특별한 의미를 평가했다. "득점에 상관없이 패배로 가려지기엔 너무나 중요한 순간"(AP), "단일팀이 남북한을 위한 역사를 만들었다. 두 코리아 간 화해를 위한 이례적인 순간"(AFP), "단일팀이 스위스 팀에 졌지만 수십만 명의 마음을 얻었다. 경기는 졌지만, 평화가 이겼다"(신화)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CNN은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타이틀의 리포트에서 "평창올림픽 첫날 열린 이 경기는 누구도 점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머리 감독도 "(생각하지 않았던) 단일팀이 성사됐지만 우리는 북한 선수들과 정말로 즐겁게 훈련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단일팀을 응원했다. 그 자리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함께했다. 우리 측 관중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지만 붉은 유니폼을 맞춰 입은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CNN은 "기묘하게 넋을 빼놓게 하는 그들은 경기 자체보다 흡입력이 있어 사진기자들이 선수들만큼 이들을 렌즈에 담았다"고 전했다. 물론 어렵게 구성된 남북 단일팀에 각별한 관심과 호의를 표시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 응원단이 남북 단일팀 경기의 열기와 남북화합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이 경기 전의 우려를 극복하고 강한 팀워크로 좋은 경기를 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그건 오직 스포츠만이 가슴 속 깊은 곳에 일으킬 수 있는 감격의 진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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