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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지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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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지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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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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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4.0대 여진이 약 석 달 만에 났다. 기상청은 지난 11일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4㎞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애초 이 지진 규모를 4.7로 발표했으나 정밀 분석 후 4.6으로 내려 잡았다. 규모 4.0대 여진은 작년 11월 15일 오후 4시 49분 30초에 발생한 규모 4.3 지진 이후 약 석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기상청은 이 지진 계기 진도를 경북 Ⅴ, 울산 Ⅳ, 대구·경남 Ⅲ로 분석했다. 기상청이 활용하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에 따르면 진도 Ⅴ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많은 사람이 잠을 깬다. 또한, 약간의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고 곳에 따라 회반죽에 금이 가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질 수 있다.


이 지진 직후인 오전 5시 38분 6초에는 포항시 북구 북서쪽 7㎞ 지점에서 규모 2.1 여진이 한 차례 더 발생했다. 이로써 포항 여진은 모두 84회로 늘었다. 이 가운데 2.0∼3.0 미만이 76회, 3.0∼4.0 미만 6회, 4.0∼5.0 미만이 2회다. 지진이 난 직후 많은 포항시민은 집 밖으로 나와 운동장, 공터 등으로 대피했다. 또 차를 타고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불안감을 안고 차 안에서 기다리는 주민이 많았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 주민 이모(45)씨는 "자다가 갑자기 쾅 소리가 났고 아파트가 흔들렸다"며 "이번에는 물건도 많이 떨어져 지난해 11월 15일 지진보다 더 규모가 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이 임시 거주하는 흥해체육관도 많은 주민이 밖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이나 원자력 발전소 등에는 피해가 없었다. 평창, 강릉, 정선의 올림픽 경기장이나 선수촌 등에서도 진동은 느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줬다. 올림픽 진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피해가 컸다면 어쩔 뻔했는지 아찔하다. 정부의 지진 대비 체제를 긴급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CBS)가 또 늑장 발송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에 기상청은 지진 관측 후 55초 만에 언론사와 유관기관에 알렸다. 그런데 국민 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6분 30여 초 뒤였다. 기상청은 지난달 새해 업무보고에서 긴급재난문자 발송 시간을 '7초'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래 놓고 늑장 발송을 했으니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지진 같은 재난이 생겼을 때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구나 전 세계인의 눈길이 평창과 대한민국으로 쏠려 있는 올림픽 기간이다. 큰 망신을 당하지 않은 걸 그래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지 뒷맛이 쓰다.


지진 전문가들은 석 달 만에 강한 여진이 발생한 것을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더 큰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이다. 당장 3개월째 체육관, 교회 등의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포항 이재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진 공포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상담도 늘려야 할 것이다. 3월 말까지 세우기로 한 지진방재 종합대책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좋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시작된 6만 곳의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에서 지진에 취약한 부분을 함께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전시성 점검이 되지 않게 내실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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