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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부실 책임지고 정상화 방안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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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부실 책임지고 정상화 방안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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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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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의 회생을 위해 한국GM에 빌려준 3조원대 대출금을 주식 형태로 출자 전환하겠다는 의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평공장에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를,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해 한국 사업장에서 연간 50만대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2대 주주 산업은행(17%)도 지분율 유지를 위해 같은 비율로 약 7000억원의 추가 출자를 해야 할지, 아니면 비슷한 금액을 대출 형태로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0일 GM측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한 '자구안'의 핵심 내용을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올해 초 비공식적으로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났고, 이날 오전에도 국회에서 엥글 사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우리(국회)는 GM측에 한국GM에 빌려준 27억달러, 정확히 3조2000억원을 어떻게든 해소하지 않으면 연간 2000억원씩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장사를 하나 마나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에 대해 GM이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런 의향을 정부에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M은 '이익을 못 내는 곳에서 손을 뗀다'는 글로벌 재편 전략에 따라 유럽과 호주,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철수했다. GM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완성차와 부품을 공급해온 한국GM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GM의 판매 실적에서 85%가 수출이다. 최근 4년간 내수 판매까지 급감하면서 3조원가량의 누적 적자를 냈다. GM은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 장사를 하고 부품 등의 이전거래에서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물론 경영부실에는 노조 책임도 있다. 수조 원의 적자가 쌓이는데도 2011년 이후 이 회사 임금은 최저 2.7%에서 최고 5.4% 올랐다. 여기에다 매년 1000만원 안팎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그런데 노사 양측은 상대방에 부실의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만 벌이고 있다.


여러 가지로 한국GM 사태의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경영부실의 일차적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 특히 글로벌 전략을 세워 실행해온 GM 본사가 한국GM의 최대 주주로서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게 마땅하다. 그 첫걸음은 수긍할 만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신차 배정과 신규자금 투입 계획 등이 포함돼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GM 측은 산업은행의 실사에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노조도 회사를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 한국GM이 고비용·저효율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노조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돼야 정부가 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만성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GM을 지원하는 것은 곧 국민의 혈세를 투입한다는 뜻이다. 섣불리 지원 방안을 거론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정치권도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만 명의 일자리가 걸린 사안인 만큼 관심을 두는 건 자연스럽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노사가 먼저 해법을 찾아야 할 문제다. 정치권이 지나치게 개입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GM은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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