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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공방보다는 실체적 진실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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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공방보다는 실체적 진실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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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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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이 25일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국군기무사령부의 주요 부처를 압수 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수단은 또 계엄검토 문건에 딸린 67페이지짜리 '대비계획 세부자료' 작성의 책임자인 기우진 기무사 5처장(준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특수단 소속 군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께까지 기무사령부 본부의 계엄 문건 작성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문건 작성 관련자 사무실 뿐 아니라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해 컴퓨터 등 관련 자료를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은 문건 작성 테스크포스(TF)에 참여한 15명이다. 문건 작성 당시 3처장으로 TF를 이끈 소강원 참모장(소장)과 기우진 5처장 등이 포함됐다. 특수단은 이들 관련자 사무실과 자택에서 압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누구 지시로 문건이 작성됐고,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계엄령 검토 문건과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누구와 이메일로 교환했는지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계속됐다. 특수단의 한 관계자는 "오늘 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과 관련해 장성 1명을 소환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소환된 장성이 당시 기무사 수사단장이었던 기우진 5처장이라고 전했다. 특수단은 기우진 5처장을 상대로 '대비계획 세부자료'의 작성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지난주 이 TF에 참여했던 기무사 실무자 12명에 이어 지난 23일 영관급 장교 2명을 불러 조사했고 이날 기우진 5처장까지 소환 조사함에 따라 TF를 이끈 소강원 참모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수사단 밖에서 벌어지는 불필요한 논쟁과 공방보다 실체적 진실을 원한다. 그런데도 계엄문건을 둘러싸고 군 내부 당사자 간에 진실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어 혼란스럽다. 24일엔 공개석상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 간부들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 진실은 수사로 가려지겠지만 군 내부의 진실공방에 군인들조차 혀를 찼다고 한다.


기무사의 대응에 의아한 면이 적지 않다. 24일 국회 국방위에 기무사령관 외에 참모장, 처장 등 계엄문건 작성에 관여한 핵심 간부들이 총출동한 것은 드문 장면이었다. 통상 수사 대상자들은 국회의 증인출석 요청에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불응하는 것이 군의 관례다. 특수단의 수사대상인 이들이 대거 출석한 것은 작심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무사령관 윗선의 지시로 계엄 검토 문건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기무사 입장에선 내란 음모에 쿠데타 모의세력으로까지 내몰리는 현실이 불만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공개석상에서 직속상관인 국방장관을 코너로 모는 장면에선 기무사의 의도에 의구심도 든다. 송 장관이 추진 중인 `기무사 대대적 개혁'에 기무사가 조직적으로 저항한다는 항간의 소문을 불식해야 한다. 기무사 대령의 증언대로 국방부 간담회에서 송 장관이 계엄문건에 대해 `문제없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송 장관의 판단력에는 문제 있다고 봐야 한다. 그가 군 일각의 주장대로 기무사 계엄문건이 '사회 혼란에 대비한 통상적 대응방안'으로 판단했다가 '엄중한 사안'이라는 청와대의 발표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송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장관으로서 리더십은 손상이 적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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