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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정쟁으로만 치닫는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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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정쟁으로만 치닫는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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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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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이틀간의 숨 고르기를 마치고 15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공수를 바꿔 치르는 사실상 첫 국감인 만큼 초반부터 팽팽한 기선제압 경쟁이 예상됐다. 물론 '1차전'이 사흘(10∼12일)에 불과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국감 이슈를 조기에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벵갈 고양이를 가지고 나와 동물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를 국감 증인으로 세우는 등 일부 보여주기식 행태가 여전히 나타났다. 여야는 몸풀기를 마친 만큼 한껏 기세를 올려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지난주 사흘간의 국감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역대 국감은 야당 의원들의 대형 폭로로 여권에 쏠려 있던 정국 주도권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국감이 '야당의 무대'로 불렸던 이유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야권의 결정적 '한 방'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상임위 곳곳에서 문재인정부의 실정(失政)으로 제기한 이슈는 휘발성을 갖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반면, 자극적인 소품을 동원한 보여주기식 국감 관행은 여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무위 소속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9월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국감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려왔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단순히 퓨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이 고양이를 데려왔다는 게 알려져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동물 학대'라는 역풍을 맞았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 암세포 사진을 활용한 대형 현수막을 가지고 와 논란을 불렀다.


여야는 각각 지난주 국감에서 서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했지만, 국민 눈에도 그렇게 비쳤을지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평화·경제·개혁'이라는 4대 국감 모토를 충실히 수행했으며 자유한국당이 구태만 반복하며 스스로 동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정부의 일자리정책 실패 이슈화 등을 성과로 꼽으면서 여당인 민주당이 '청와대 거수기' 역할에만 치중했다고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감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객관적인 자성은 여야에서 찾아볼 수 없다. 1년에 한 번뿐인 국감은 정부 정책 전반의 성과를 평가하며 필요한 것은 개선하도록 주문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지만 초반 사흘간의 국감은 합격점에 미치지 못했다.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국감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려왔다가 일각에서 동물 학대라는 비판을 받는 등 보여주기식 국감 관행도 여전했고, 여야가 격돌해 정회와 속개를 이어가는 등 일부 상임위 국감은 올해도 정쟁 양상으로 치달았다.


여당은 일방적인 청와대와 정부 편들기는 없었는지, 야당은 정치 공세성이 아닌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짚으며 대안을 제시하는 감사에 충실했는지 중간점검 해 보기 바란다.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교육정책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정치공방만 여야가 벌일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5개월간의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더 발전시키고 미흡한 것은 개선하는 계기가 되도록, 중반전에 돌입할 국감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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