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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 이번엔 뿌리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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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 이번엔 뿌리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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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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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국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 중대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장 등에 대해선 실명을 공개하는 고강도 종합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정은 21일 비공개 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유치원 비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할 방침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회계 투명성 강화가 유치원 비리근절 대책의 핵심"이라며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에듀파인의 정해진 양식에 맞춰 회계 사항을 기록하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제도 도입의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당정은 사전 협의를 통해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도 전격 적용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정보가 고스란히 공개되는 에듀파인은 현재 국공립 유치원에 적용되고 있으나 사립유치원에는 업계의 반대로 도입되지 못했다. 당정은 다만 민간 영역인 사립유치원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 지원금에 한정해 정보를 입력하도록 일부 항목을 수정하거나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립유치원은 그동안 감시·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다음 주 중 정부와 협의해 유치원 비리 재발방지 종합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특히 전국 사립유치원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동시에 중대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의 고강도 종합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횡령을 저지른 원장이 간판만 바꿔 달고 다시 개업하는 이른바 '간판 갈이'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도 검토한다. 특히 유치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다각도의 입법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에 비리가 공개된 사립유치원은 2013년에서 2017년까지 감사를 받은 1878곳이다. 전체 사립유치원의 33% 정도이다. 여기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고, 부정하게 사용된 액수가 26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전국의 사립유치원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정이 드러나는 경우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예외조항으로 이를 검토해야 한다. 중대한 비리가 적발되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형사책임을 묻는 등 엄하게 제재해야 한다. 앞으로도 해당 교육청의 정례감사를 늘려 감독을 강화하고, 비리를 저지른 원장이 간판만 바꿔 달고 다시 유치원을 운영하는 일은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차제에 국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 '교육의 공공성 확대'의 세부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한 바 있다. 원아 수 기준으로 하면 현재 국공립유치원의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이를 40%로 높이는 것이 정부 목표이다. 유치원 시설, 원비, 운영의 투명성 때문에 학부모들은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원아 10명 중 7명은 사립유치원에 다닐 수밖에 없다. 국공립유치원 증설이 어려운 것은 원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익집단이 된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집단행동은 고질적인 문제이다. 교육 당국이 더는 여기에 휘둘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어린이집과 유치원 95곳을 점검해서 시설운영비 위반 사례 609건과 부당사용 금액 205억원을 적발하고,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구축 추진 대책을 내놓았으나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집단 저항으로 흐지부지됐다. 이번에는 제대로 비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으로 석달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불법 행위나 공익침해에 대해 집중 신고를 받는다. 보조금 불법 수급, 아동학대, 안전의무, 식품위생법 위반 등이 신고 대상이다. 이제 학부모는 물론 자녀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주민들이라도 이웃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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