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 부활 기대한다
상태바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 부활 기대한다
  • .
  • 승인 2019.05.14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매일신문 .>

청와대가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동' 및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여야정 협의체) 논의와 관련, '여야 5당이 모두 참석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역제안한 '일대일 영수회담'이나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언급한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우선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동과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황 대표의 일대일 회담 제의는 받을 수 없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5당 대표 회동에 (황 대표가) 함께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대일 회담이 아닌 5당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회동을 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 역시 "한국당과 단독 회담을 하는 것은 다른 야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내에서는 당 대표 회담과 관련 "5당 대표 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일대일 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기정 정무수석 역시 취재진을 만나 '5당 회동 뒤 한국당과 일대일 회담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열려 있는 것으로 봐달라"라고 답했다.


이런 의견은 정무라인을 통해 황 대표 비서실장인 이헌승 의원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5당 대표 회동이 이뤄지면 이후 황 대표와 일대일 회담을 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물음에 "가정을 전제로 해서 얘기를 할 수는 없다"며 유보적인 답변을 했다. '선(先) 5당 회담, 후(後) 일대일 회담'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는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나온 구상이라는 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황 대표는 이런 구상에 대해 "그 문제(1:1 회동)를 먼저 풀고 3당 회담 또는 5당 회담을 하는 게 마땅하다"며 수용 의사가 없다고 밝히는 등 회동을 둘러싼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원내대표들이 참석하는 여야정 협의체 논의에 대해서도 '5당 원칙론'을 유지하고 있다. 고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교섭단체 회동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인가'라고 묻자 "여야정 협의체는 힘들게 만들어졌고, 지난해 11월 회의에서는 합의문도 만들어졌다"며 "그 원칙적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 대변인의 이런 언급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교섭단체 3당만으로 협의체를 꾸리자는 제안은 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11월 5당 원내대표가 협의체 첫 회의에 모두 모여 '정례화'를 약속한 상황에서, 두 번째 회의에서 일부 대표들을 제외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인 셈이다. 다만 청와대 내에서는 상설협의체 가동에 대해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추후 여야가 참석 대상을 조율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지금은 대화 기회를 포착할 호기로 여겨진다. 86그룹 간판인 이인영 원내대표가 여당의 원내 지휘봉을 잡고서 경청을 강조하고 나섰고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에 유성엽 의원이 뽑혀 새로운 원내전략으로 임하겠다는 의지가 드높다. 정국의 주요 고비마다 캐스팅보트로 존재감을 보인 바른미래당 역시 김관영 원내대표 후임에 김성식, 오신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며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여야 주요 정당이 이들 신진 인사로 원내사령탑을 세워 침체한 여의도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 부활을 이끌길 기대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런 흐름을 타고 초월회 회동에서 "원효대사가 '화쟁(和諍)'이란 화두를 말씀하셨는데 제가 늘 주장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유사한 개념이다. 의견이 다른 사람이 모여 그걸 인정하면서도 화합하라는 취지"라며 "우리 국회, 대한민국에 이 말이 가장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여야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기반 위에서 싸우더라도 국회에서 싸워야 하고, 동시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문 의장의 권고는 경청할 가치가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로 국회를 방치한 채 분별없는 감정의 언어로 혐오를 부추기는 일부 정당 지도자들은 각성하길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