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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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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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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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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한국의 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9곳으로 구성된다.


이 서원들은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훼철되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향촌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사설 학교다. 선현을 제향하는 공간과 인재를 기르는 강학 공간이 구분되는데, 보통은 앞쪽에 강당과 기숙사를 두고 뒤쪽에는 사당을 짓는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를 따른다. 유교가 발달한 나라인 조선의 건축물로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고 정형성을 갖춘 건축문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로 제시됐다. 한국의 서원은 2016년 우리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3년 만의 재도전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시 이코모스는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려' 판정을 했다. 또 한국의 서원이 지닌 독창성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연계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월 한국의 서원 등재 신청서를 보완해 세계유산센터에 다시 제출했으며, 이코모스가 행한 재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한반도 고유 세시풍속 놀이인 씨름이 남북 공동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바 있다. 종묘제례, 강강술래, 아리랑, 김장문화, 제주해녀문화 등에 이어 대한민국이 20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 성과였지만 남북이 공동으로 등재했다는 의의도 컸다. 조선 시대 서원은 성격상 남북 공동 등재가 어려웠겠지만 양측이 함께 추진할 만한 유산에 대해서는 보조를 맞춰 공동 등재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도출하길 기대한다. 이런 문화 분야 공조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통 유산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보존관리와 전승이라는 더 큰 과제가 앞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등재를 권고하면서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이코모스의 주문이 아니더라도 정확한 고증을 기초로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보존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고증이 잘못돼 역사적 유산이 왜곡된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신라 시대 문장가인 최치원을 기리는 전북 정읍시 무성서원 일대에 선비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시설과 저잣거리가 조성된다고 한다. 서원이 세계유산으로서 위상을 갖추고 새롭게 단장되면 많은 관람객이 찾게 된다. 역사적인 유산을 매개로 문화와 관광 시설이 조성되고 개방되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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