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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범벅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율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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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범벅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율 '제로'
  • 이재후기자
  • 승인 2016.09.2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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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사업 예산 마련에만 3개월 훌쩍
4개월 넘도록 접근금지 띠만 둘러
마사토 수급 차질로 일괄교체 불가
"내달부터 내년까지 순차적 공사 예정"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트랙 교체가 이뤄진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당국은 설계용역이 끝나는 내달 중하순부터 교체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업계에선 마사토 수급 문제로 모든 학교가 일괄적으로 트랙을 교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경기도 수원의 A초등학교 운동장 트랙에는 4개월이 넘도록 접근 금지 띠가 둘러쳐져 있다.
이 학교 트랙에서는 지난 5월 경기도교육청이 벌인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전수조사 결과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인 90㎎/㎏의 16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
학교는 ‘일단 학생들의 접근을 막아라. 예산이 편성되는 대로 집행하겠다’는 교육청의 말만 믿고 기다렸지만, 아직 공사를 시작조차 못했다.
A초교를 비롯해 도내 400개가 넘는 학교의 우레탄 체육시설이 교체 대상이지만 교체율은 0%에 머물고 있다. 교육청이 교체 사업에 드는 예산을 마련하기까지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A초교를 비롯해 18개 학교가 최근 도 교육청이 긴급 집행한 예비비를 받았지만, 설계용역과 시공업체 입찰 등 남은 절차가 많아 본격적인 공사는 한 달 뒤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우레탄을 뜯어내더라도 그 위를 덮을 마사토를 당장 구하기 어려워 시멘트 바닥을 드러낸 트랙 위에서 체육수업이 진행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A초교 행정실 관계자는 “설비업체들이 마사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 전국적으로 마사토 운동장을 깔겠다는 학교가 몰리면서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건설공사장이나 야산에서 채취할 수 있는 천연 마사토는 그 특성상 수급이 불안정한데 근래 수요가 급증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사토 시공 전문업체 대표는 “천연 마사토는 돌이 자연적으로 부서져 형성된 것으로 공사장이나 야산의 땅을 파다가 발견된다”며 “때문에 원한다고 언제 어디서나 채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겨울철이 되면 채취는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연 마사토 대신 고운 흙에 규사를 7:3 비율 정도로 배합해 마사토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운동장에 깔곤 하는데 천연 마사토에 비해 단가가 3배 정도 비싸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일단 올해 안에 납이 초과 검출된 우레탄 체육시설을 모두 뜯어내는 것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과 직접 연관된 문재인만큼 급하게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대 연구진들이 내놓은 마사토 성분에 대한 기준을 적용해 안전한 운동장을 조성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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