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서 유일한 패배…전적 11승8패로 승산 충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에서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의 4강 첫 상대는 일본이다.
지난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대회 예선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여자컬링 예선 순위는 한국, 스웨덴, 영국, 일본 순으로 결정됐다.
한국은 이날 오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팀을 꺾으며 진작에 조 1위를 확정지었지만, 2∼4위 싸움이 치열해 마지막 경기에서야 정해졌다.
23일 오후 열릴 준결승에서 1위 한국은 4위 일본과 경기한다. 2위 스웨덴은 3위 영국과 맞붙는다.
앞서 일본에 예선 유일한 패배를 당했던 한국팀은 이번 경기에서 설욕전에 나선다.
전 경기에서는 졌지만,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 11승 8패로 앞서 있는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이 대표팀의 분석이다.
김민정 감독은 “일본팀과 경기를 많이 해서 서로를 잘 알고 있다”며 “앞선 경기에서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도 팀원들끼리 얘기한 바 있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들은 컬링에 변수가 많다는 점을 늘 강조하며 “어떤 순위로 올라가든 상대에 신경 쓰지 않고 매 게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 여자컬링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소치올림픽 때 11전 전승으로 ‘퍼펙트 골드’를 완성하고, 세계랭킹 1위를 지켜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캐나다는 8위에 머무르며 예선 탈락했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이 8승1패의 훌륭한 성적으로 조 1위에 오른 것 또한 이번 올림픽 ‘깜짝 소식’으로 꼽힌다.
한편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한 여자 대표팀이 남은 경기에 대비하는 주요 비책은 바로 ‘멘탈 훈련’이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영미가 스톤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예선 마지막 경기를 9-6 승리로 마친 한국 대표팀(스킵 김은정)은 경기 후 인터뷰를 하지 않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8승1패의 훌륭한 성적으로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었음에도 인터뷰를 하지 않는 데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김민정 감독은 “선수들이 많은 인기에 동요하고 있다”며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때”라고 난처함을 표현했다.
실제로 세계랭킹 8위의 ‘팀 킴’은 이번 올림픽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꺾는 기염을 토하며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하나로 떠올랐다.
경기장은 이들을 응원하는 관중들로 늘 가득 찼고,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를 만들어 오는 관객도 있었다.
하지만 컬링은 강한 집중력과 차분함이 필요한 종목이다.
받아 본 적이 없는 뜨거운 관심에 선수들이 자칫 동요하면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관중이 많은 대회를 치러본 적이 없어 그에 대한 대비도 안 돼 있다”며 “이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자발적으로 휴대전화를 반납할 정도”라고 돌아봤다.
그는 “이제 한 템포 쉬고 다시 뛰어야 할 때니 준결승 전까지는 (인터뷰 등을) 자제하려 한다”며 “남은 경기 기간에 얼마만큼 집중하고 끌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는 사명감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고, 관중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걸 보며 컬링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에 어깨가 무거워진다고들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