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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통쾌한 금빛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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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통쾌한 금빛세배
  • <올림픽 특별취재반>
  • 승인 2018.02.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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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한국의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한 최민정

                                         ▲윤성빈                                                                              ▲최민정
     

불과 6년만에 두쿠르스 꺾고 ‘황제’로 등극

4차 레이스중 3차례나 ‘트랙신기록’ 갱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강원도청)은 세계 스켈레톤을 통틀어서도 충격적인 속도록 급성장한 스타다.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초만 해도 엘리트 스포츠를 접한 적 없는 평범한 학생이던 윤성빈은 남다른 운동신경을 알아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키가 178㎝에 불과함에도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순간적인 근육의 힘이 뛰어난 윤성빈을 본 선생님은 ‘썰매에 배를 대고 누워 머리부터 내려오는데 최고 속도가 시속 130∼140㎞에 달한다’는 설명으로 윤성빈의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이후 배구 선수 출신의 아버지와 탁구 선수 출신의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운동신경에 피나는 노력이 더해졌다.
 그해 9월 열린 스타트 챔피언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윤성빈은 급격한 속도로 성장했다.
 썰매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반 만인 2014년 1월, 윤성빈은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우승,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내친김에 소치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낸 윤성빈은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인 16위를 기록했다.
 소치올림픽으로 큰 무대 경험을 쌓은 윤성빈은 더 거칠 것 없이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2014-2015시즌에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윤성빈은 2014년 12월 첫 동메달, 이듬해 1월 첫 은메달을 따냈다. 당연히 모두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최초다.
 첫 월드컵 시즌을 기분 좋게 마친 윤성빈은 2016년 2월 마침내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인 선수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위에 올랐다.
 2016-2017시즌부터는 ‘스켈레톤 황제’라 불리는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와의 경쟁에서도 조금씩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 들어서는 7번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두쿠르스를 ‘2인자’로 밀어냈다.
 국제무대에서 이제 1인자가 두쿠르스가 아닌 윤성빈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윤성빈에게 남은 과제는 홈 트랙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함으로써 자신이 ‘새로운 황제’라는 것을 만천하에 증명하는 일이었다.
 윤성빈은 더는 완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를 이뤄냈다.
 15~16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레이스에서 윤성빈은 무려 3차례나 트랙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레이스로 다른 경쟁자들을 멀찍이 돌려세우고 ‘금빛 포효’를 했다.
 스켈레톤 트랙의 새로운 제왕이 자신임을 선언하는 포효였다.


 

6살때 빙상 입문·고교때 이미 세계 제패

“재미로 시작한 스케이트가 내 인생 바꿔”


 최민정(성남시청)은 떡잎부터 남달랐다.
 어릴 때부터 전국 무대를 평정하며 빙상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괴물 여중생’으로 불리던 중학생 때는 고교생 ‘언니들’을 모두 압도했으며, 고등학교 때는 세계를 제패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 최민정은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든든한 에이스로, 쇼트트랙 여제 칭호를 넘보고 있다.
 17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한국의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한 최민정이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것은 6살 때다.
 아빠의 권유로 취미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가 유치부 스케이트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계기로 선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했다.
 최민정은 “재미로 타기 시작한 스케이트가 내 인생을 바꿔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최민정은 중학교 때까지 동계체전에서 줄줄이 메달을 수확했다. 2014년 1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전 종목을 석권해 4관왕에 올랐다.
 그해 소치올림픽에서 심석희라는 눈부신 신예를 발견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심석희보다 한 살 어린 ‘제2의 심석희’의 출현에 잔뜩 흥분했다.
 ‘제2의 심석희’가 심석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 최민정은 2014-2015시즌 처음으로 시니어 대표팀에 발탁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줄줄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3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듬해 2연패에도 성공했다.
 일찌감치 ‘쌍두마차’로 함께 묶였던 언니 심석희와 함께 최민정은 지난 4년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착실히 쌍끌이했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이번 시즌 ISU 1∼4차 월드컵에서는 무려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500m와 1000m, 1500m와 3000m 계주까지 전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64㎝, 55㎏ 가냘픈 체격의 최민정은 빙판 위에만 오르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아직은 소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선한 웃음의 대학생은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에 오르면 고글 안쪽으로 ‘얼음공주’다운 무표정으로 무서운 눈빛을 쏘아내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다. 작은 체구에서 믿기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스피드가 나온다.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도 최민정이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떨어뜨리고 ‘혼자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한국 쇼트트랙 여제 1호인 전이경은 최민정을 두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 선수”라는 극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중학생 시절 최민정은 인터뷰 요청에 도망 다니던 수줍음 많던 선수였지만, 지금은 카메라 앞에서도 신중하고도 당차게 할 말을 한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둔 갓 스물의 선수에겐 부담스러울 법도 한 ‘전관왕 전망’에 대해서도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하지 않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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