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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에 경기 북부 접경지 부동산 관심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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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에 경기 북부 접경지 부동산 관심폭발
  • <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반>
  • 승인 2018.04.3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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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 호가 2배 이상 제시하거나 줄줄이 계약 보류
지방 원정투자 문의쇄도…잠잠하던 곳도 덩달아 들썩

 지난 27일 오후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면서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 수준이다.
 땅 주인들은 호가를 2배 이상 부르거나 땅을 팔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꿔 줄줄이 계약이 보류되고 있다.


 29일 경기북부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에 이 지역의 각종 교통·철도 개발 계획이 담기고 종전선언 추진 내용이 포함되는 등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자 땅 주인들이 돌연 계약을 보류하고 토지 매수 희망자들은 매물을 찾느라 중개업소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28일에 계약하기로 했던 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너무 좋은 바람에 다 보류되고 땅 주인들이 ‘그 가격에 안 판다’, ‘땅을 더 보유하겠다’고 한다”며 “시간 약속을 해두고 부산과 용인 등지에서 오기로 했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하루 전날 밤 11시에 계약하겠다고 시간을 잡아달라던 땅 주인이 돌연 땅을 안 판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며 “땅 주인을 설득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파주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일로 인근에 붙어 있는 땅들, 문산에서 임진각까지 민통선 들어가기 직전의 땅들이 ‘금싸라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접경지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아온 문산의 부동산 중개업소 수십 곳에는 정상회담 당일부터 전화가 폭주했다.
 문산읍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땅 주인들과 땅을 사려는 사람들의 전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너무 바쁘다. 1시간 사이에 수십 통의 전화가 쏟아지고 전화 연결이 안 되니 사무실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아무 쓸모 없는 땅들까지도 다 팔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일대 3.3㎡당 15만 원이던 땅값은 정상 회담 호재로 25만~30만 원을 호가한다.
 그는 “토지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내용증명을 보내고 계약금을 밀어 넣었는데 지주들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사례가 있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며 “땅 주인들은 땅값을 왕창 올려서 굉장히 고가에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북 화해 무드와 개발 기대심리로 연초부터 주목을 받아온 경기도 파주의 민통선 내 토지와 문산읍을 비롯해 경의선과 통일로 등 남북한을 연결하는 육로 주변은 물론 정상회담 직전까지 비교적 조용했던 연천 등지도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연천군 청산면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연천은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 뚜렷한 반응은 없었으나 진전된 회담 결과가 나오자 연천 땅들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땅 주인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내 땅은 가격이 얼마나 나가는지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가격 문의’를 하는 지주들의 전화와 투자자들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주가 제2 개성공단, 판문점 일대 개발, 철도·도로 등 구체화한 밑그림이 나오자 연천은 ‘간접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도로 건설이 파주에서 연천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연천도 분명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경기북부 접경지대 부동산 전망을 두고는 온도 차가 있었다.


 파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당초 손님들이 계약을 진행하려던 땅은 그나마 시세보다 낮게 나와 있던 매물들이고 ‘저점 매물’이 정리되는 것뿐이었다”며 “앞으로 호가를 일제히 올릴 것으로 보이나 그 금액에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남북정상회담이 전부가 아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만나서 결과가 어떨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렇게 좋다가 다시 부침이 있어왔는데 너무 장밋빛 전망만 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차피 개발이 불가한 땅이어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이 일대 투자수요가 대거 몰릴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남북관계는 시간이 흐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한동안 굉장히 뜨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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