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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이루지 못한 우리는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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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이루지 못한 우리는 죄인"
  • 호남취재본부/서길원기자
  • 승인 2018.05.1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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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화운동 38주년 추모제가 17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전통제례로 치러진 추모제는 정춘식 유족회장, 김후식 부상자회장, 양희승 구속부상자회장이 각각 초헌, 아헌, 종헌을 맡았다.
 5·18 단체 제례에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 고광완 전남도 기획조정실장, 위인백 5·18민중항쟁 38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주용 광주지방보훈청장이 추모사를 했다.
 윤 시장은 추모사에서 “오월 광주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 인권, 평화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해 광주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춘식 유족회장은 5·18 유가족을 대표한 인사에서 “이곳에서 매해 추모식을 열 때마다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의 의무를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온전한 진실규명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죄인들"이라고 강조했다.
 추모제는 오월 영령을 기리는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5·18민주묘지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학생과 단체여행객 등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오월 해설사가 들여주는 1980년 광주 참상에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역사현장을 답사하는 추모객들 뒤로 소복 차림의 유가족들도 발길을 이었다.
 유가족들은 묘비를 어루만지고, 정성스레 마련한 음식을 차리고, 봉분 위로 돋아난 잡초를 뽑아내며 잃어버린 가족을 그리워했다.
 전남 해남에서 이날 새벽 길을 나선 양단심(70) 씨는 5·18묘지 한 편에 자리한 남편 묘소를 돌봤다.
 양 씨의 남편 박충열 열사는 시민군이 탄 트럭을 몰았다.
 계엄군에게 붙잡혀간 그는 상무대 영창과 505보안대를 거쳐 광주교도소로 끌려갔고 집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등졌다.
 양 씨는 “말로는 설명 못 할 세월을 보냈다”며 “긴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쓰라리다”고 말했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참상을 해외에 알린 찰스 베츠 헌틀리(Charles Betts Huntley·한국명 허철선) 목사 유해가 이날 광주 남구 양림선교동산묘원에 안장됐다.
 고인은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재직하며 계엄군의 만행과 참혹하게 살해당한 희생자 시신 등을사진으로 기록, 해외 언론에 글과 함께 알렸다.
 지난해 6월 26일 81세를 일기로 타계한 헌틀리 목사는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가족에게 남겼다.
 유가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화장한 유골 일부를 광주로 옮겨왔다.'
 이날 안장식에는 부인 마사 헌틀리(Martha Huntley) 여사와 첫째 딸 매리(Mary), 막내딸 제니퍼(Jennifer) 가족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골함에 입을 맞추고 묘비를 쓰다듬으며 영면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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