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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이고 유의미한 징검다리 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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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이고 유의미한 징검다리 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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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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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상호 간에 연락관을 교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며, 이러한 조치는 공식적 외교 관계 수립을 향한 점진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락관 교환은 북미 간 평화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로 거론돼온 국교 정상화의 '입구'이자 초기 신호탄 격으로,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비핵화 논의와 함께 체제 안전 보장 등을 담은 평화프로세스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 있어 주목된다. 2명의 고위급 외교소식통은 북미간 연락관들의 교환이 진전을 위한 첫 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미국 측에서 여러 명의 연락관이 북한 내 사무소 설치 준비를 위해 파견될 것이라며, 관련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 팀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고위급 외교관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상호 연락관 교환 문제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관련된 사안이다. 이 조항은 일이 잘 풀릴 경우 북미 간 공식 관계 재확립을 향한 문을 열어준 것이지만, 현재의 교착 국면에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보다 중요한 제스처를 기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러한 보도는 이달 말로 다가온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주고받기에 대한 물밑조율이 이뤄지는 가운데 나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지난 6∼8일(한국시간) '평양 담판'에 이어 금주 내로 후속 회담을 열어 막판 의제 조율 및 공동선언문 작성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은 연락관 교환 문제와 관련, "상대국에 각각 이익대표부(interest section)를 설치하는 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애초 보도했으나 이후 기사에서는 이 내용을 빼고 공식 외교 관계 수립으로 표현을 수정했다. 국교 정상화는 통상적으로 이익대표부 설치→연락사무소 설치→상주 대사관 설치 등의 수순으로 이뤄진다. CNN은 북미 간에 이와 유사한 합의가 지난 1994년 제네바 기본 합의 때 이뤄진 바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미는 지난 1994년 도출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에서 비핵화의 단계별 진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교환·설치하는 한편, 관심 사항의 진전에 따라 양국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당시 양측은 각각 '7명 이하'로 출발해 상호 연락관을 교환하기로 하고, 상호 상대국 내에 부지까지 물색했다. 미국은 장소 계약까지 하고 북한도 워싱턴DC 내 가능한 부지들을 알아봤지만, 그해 말에 발생한 미군 헬기 격추 등에 따른 북미 간 긴장 조성으로 북한이 이듬해 말 관련 계획 전체를 취소하면서 무산됐다고 CNN은 전했다.


오는 27~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진전이 나와야 한다. 1차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미 양국이 그리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핵무기·핵분열 물질 및 영변 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신고→완전한 핵폐기'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끌어내려면 북한이 만족할만한 보상도 제공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미 CBS와 인터뷰에서 "대북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언급한 대목은 주목된다.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 완화 불가'라는 미국의 그간 입장과 비교하면 제재 완화에 상당히 전향적인 뜻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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