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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강원산불 방지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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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강원산불 방지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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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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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식을 전후한 4월 강원도 영동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형산불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동해안에서는 유독 봄철인 4월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했다. 4일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 속초 도심을 거쳐 바닷가까지 번지며 피해를 키운 산불은 그동안 동해안에서 4월 발생한 산불과 닮은꼴이다. 대부분 밤에 발생, 강풍을 타고 번져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0∼30m 강풍으로 손쓸 사이 없이 순식간에 확산한 형국이다.


이른바 양양과 간성 사이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양과 강릉 사이 '양강지풍'(襄江之風) 때문이다. 봄철 한반도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 강한 서풍이 밀려와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안에 더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것이다. 또 영서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 강한 바람을 만든다.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셈이다. 5일 낮까지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산림은 고성·속초 250㏊, 강릉 옥계·망상 250㏊, 인제 25㏊ 등 525㏊로 여의도 면적(290㏊)의 두배에 육박하고, 축구장 면적의 735배에 달한다. 인적 피해도 사망 1명과 부상 30여명이며, 주택과 비닐하우스도 100곳 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학교가 휴교하고 주민과 관광객 2천여명이 대피했으며 재난 사태가 선포된 지역도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일원 등 광범위하다.
2005년 양양 산불도 이번 산불과 같은 날짜인 4월 4일 밤 발생했다. 양양 산불은 식목일인 이튿날 오후 순간 최대 풍속 32m의 강한 바람에 낙산사로 옮겨붙어 천년고찰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1996년 3천762ha를 태운 고성 산불과 2000년 고성·삼척·동해·강릉·울진 등의 2만3천794㏊를 태운 사상 최대 동해안 산불도 4월에 발생했다. 2017년에는 5월에 삼척과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있었다. 봄철 강한 편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영동지역에서 더 강하고 건조한 국지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돼 산불을 부채질하는 현상이 되풀이된다.


반복되는 산불은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낳는다. 강원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 아산, 경북 포항, 부산 해운대 등 다른 지역도 산불로 비상이다. 소방과 산림청, 군·경,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이 일사불란하게 공조해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방재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 이번 산불도 초기 신고부터 대응까지 허점은 없었는지, 지난해 11월 문을 연 동해안산불방지센터가 제 역할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대형 산불과 야간 산불 진화가 가능한 헬기를 확충하고 조종사와 정비인력, 산불 감시와 감식에 투입될 전문 인력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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